공공기여 '당근'...서울 재건축의 봄 기대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김평화 기자 | 2024.02.21 05:05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9월 강서구 화곡동 모아타운 현장을 찾아 모아타운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에 공공기여(기부채납) '황금률'을 적용한다. 기존 임대주택뿐 아니라 단지 내 지하철 출입구, 공공청사, 한강변 접근시설 등 지구단위계획·재정비촉진계획에서 '전략시설'로 지정한 건축물에 대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시는 올해부터 정비사업계획안을 마련하는 정비사업 단지들에는 예외 없이 이 같은 방안을 적용할 방침이다. 또 정비계획 단계에서 공공기여가 미흡하거나 준공 후 관리·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서울형 정비지원계획)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시는 올해부터 재건축·재개발 정비계획안을 수립하는 정비사업장에는 이 같은 공공기여 인센티브 방안을 적용한다. 임대주택과 전략시설 등 공공기여 건축물에 대한 공공기여 인정 비율은 기존보다 40% 더 높게 반영한다. 이를 위해 시는 앞서 지난해 말 '건축물 용적률 인센티브 계수'를 0.7에서 1.0로 조정하기로 했다.

특히 전략시설을 지역별 수요에 맞춰 다양화하기로 했다. 임대주택 위주의 천편일률적인 공공기여 방식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 전략시설은 지하철역 출입구, 수변 접근시설, 복합문화시설, 공연장, 체육시설 등 해당 지역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공공시설물이다. 기존 임대주택 기부채납과 달리 분양주택 수를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떨어지지 않는다.


시 관계자는 "정비사업 조합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현금 기부채납과 비교해도 전략시설 공공기여가 사실상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현금 대신 용지를 현물로 내기 때문에 부담이 없고, 녹지공원·보행통로 같은 주요 기반시설(인프라)까지 생긴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1호 재건축' 한양아파트에 이 같은 계획이 가장 먼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성이 개선되면서 조합원은 동일 평형 기준 최소 1억원 이상의 '환급금'을 받게 될 전망이다. 동시에 사업 공공성도 확보됐다. 지상 보행환경 개선과 지역 상권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조합에서 적절한 전략시설 설치계획을 마련할 경우 여의도 한양아파트처럼 오히려 사업성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여의도 지역 정비사업장에서도 여러 전략시설을 정비계획에 시도하고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에는 복합문화시설, 한강접근시설 설치 등을 조율 중이다. '데이케어센터'(주간돌봄시설)는 전략시설은 아니지만, 새로운 공공기여 형태로 거론되고 있다. 압구정3구역 정비계획안에는 성수동 서울숲과 압구정을 잇는 보행교를 포함했다. 다리를 기부채납하는 것도 처음이다.

반대로 공공기여가 미흡한 경우에는 사업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 사전에 정해진 공공 기여율에 못 미치거나 전략시설 재검토를 요구할 경우 사실상 후속 절차 지연·중단이 불가피해서다. 전략시설이 공공성에 맞게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경우에는 이행강제금 등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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