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월 차세대 HBM 세계 최초 양산...당분간 '독주'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임동욱 기자 | 2024.02.21 06:31
(서울=뉴스1) = SK하이닉스가 1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10나노급 D램 제품을 주로 생산할 M16 준공식을 개최했다. D램 제품을 주로 생산하게 될 M16은 축구장 8개에 해당하는 5만 7000㎡(1만7000여평)의 건축면적에 길이 336m, 폭 163m, 높이는 아파트 37층에 달하는 105m로 조성됐다. SK하이닉스가 국내외에 보유한 생산 시설 중 최대 규모다. 사진은 M16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2021.2.1/뉴스1

SK하이닉스가 오는 3월 세계 최초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 양산을 시작한다. 다음달 중 초도물량을 엔비디아에 공급한단 계획이다. 메모리반도체 빅3(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가운데 SK하이닉스가 가장 먼저 HBM3E의 양산과 공급사 납품에 들어가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는 글로벌 HBM 경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2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중순 HBM3E 개발을 공식 종료했다. 반년에 걸쳐 진행된 엔비디아의 성능 평가를 무사히 마친 것이다.

반도체 제품 개발은 총 9단계(Phase 1~9)로 나뉘는데, 현재 모든 과정을 완료하고 마지막 단계인 램프업(생산량 증대)에 들어갔다. 개발 종료란 정확히는 램프업까지 마무리된 것을 의미하지만, 성능 면에서 이제부터 생산되는 HBM3E들은 모두 엔비디아 납품이 즉각적으로 가능한 수준을 갖췄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3월 중 엔비디아의 최종 제품 품질 인증을 획득하고, 바로 양산과 납품에 착수한다.

SK하이닉스의 HBM3E 양산은 '세계 최초이자 유일'이라는 타이틀을 모두 만족시킨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현재 엔비디아에 HBM3E 샘플을 제공한 상태지만, 납품 가능한 품질인지 확인하는 최종 퀄(qualification)테스트 돌입 시기는 3월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가 이미 1월 중 최종 퀄 테스트를 거쳐 3월엔 납품을 하는 만큼 로드맵 상 최소 2개월 이상 앞서는 셈이다.

SK하이닉스가 제공하는 HBM3E는 엔비디아가 올해 2분기 말 또는 3분기 초 출시할 예정인 차세대 AI(인공지능)용 GPU(그래픽처리장치) B100에 들어간다. 엔비디아는 AI GPU 글로벌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독점 기업으로, 메모리반도체 업체로선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것이 곧 '기술력 1위'라는 위상 획득·강화로 연결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나간 SK하이닉스의 HBM3E 샘플들이 엔비디아의 최종 스펙을 충족시켰다"며 "출격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HBM3E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세계 최초 HBM(고대역폭메모리) HBM3E 양산 개시는 글로벌 HBM 시장에서 업계 1위의 지위와 기술 리더십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HBM은 최근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가장 '핫'한 키워드로, 메모리 빅3(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빅3 모두 HBM3E를 올해 상반기 중 양산하겠다고 했는데, 오는 3월 SK하이닉스가 가장 먼저 양산에 들어가 엔비디아에 납품을 하면서 시장을 선점했다. SK하이닉스의 HBM 엔비디아 독점 납품은 4세대인 HBM3에 이어 HBM3E까지 두번째다.


AI(인공지능)용 GPU(중앙처리장치) 시장 글로벌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 공급하는 것은 단순한 고객사 납품 이상의 '사건'이다. D램은 과거 양산형 제품으로 취급됐지만, HBM으로 고객주문형 특성이 커지면서 품질에 따라 인증 탈락과 공급 지연이 빈번해졌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HBM 성증 검증은 반년에 걸쳐 진행될 만큼 꼼꼼하고 복잡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것이 곧 메모리 기업의 기술력 입증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메모리 3사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려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SK하이닉스가 3월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제품은 8단 적층·24GB(기가바이트) HBM3E 패키지다. 12단 적층·36GB HBM3E 패키지는 연말 개발 완료, 공급을 목표로 한다. SK하이닉스는 기세를 몰아 올해 HBM '원툴'(한 가지에 능숙)을 기조로 잡고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HBM을 메모리반도체 불황 탈출의 키로 보고, 캐파(CAPA, 생산능력)를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현재 SK하이닉스 전체 출하량의 대부분을 HBM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 측은 "고객사 관련 사항은 어떠한 것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발 연간 매출 규모를 약 10조원으로 잡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영업이익은 약 5조원 가량으로, 올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 삼성전자는 맹추격을 예고한 상태다. 4세대 HBM3는 지난해 3분기 첫 양산을 시작했는데, 4분기에는 주요 GPU 업체를 고객으로 추가했다는 설명이다. 5세대 HBM3E의 경우 현재 최대 1280GB/s의 대역폭을 기반으로 8단 제품을 주요 고객사들에 샘플 공급 중이며, 올 상반기 중 양산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또 12단 36GB HBM3E고용량 제품 샘플도 1분기 중 보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에 대해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은 실제 계획대로 진행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격차 축소를 위해 HBM3을 아예 건너뛰고 HBM3E로 직행했다. 지난해 8월 8단 24GB HBM3E를 시장에 공개하고 현재 양산을 준비 중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AI 시대 필수재로 여겨진다. 기존 제품 대비 제품의 영업이익률이 50%를 훌쩍 넘어서 수익성 확보에도 유리하다. SK하이닉스는 HBM 선두 지위를 바탕으로,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보다 먼저 흑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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