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 맥주통도 못 들어와"…더블린, 도심 차량통행 금지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4.02.20 18:01
교통 체증으로 악명 높은 도시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이 도심 차량 통행을 금지한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코로나19 규제가 풀려 다시 오픈한 펍의 야외 테이블서 시민들이 즐겁게 맥주를 마시고 있다. /AFPBBNews=뉴스1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더블린은 도심 공기 정화를 위해 자가용과 상업용 트럭은 최종 목적지가 시내인 경우에만 통행할 수 있게 중앙 도로를 재계획하고 있다.

도심을 단순 통과하는 차량은 외곽순환도로로 이동시켜 교통체증을 완화하고 새로운 보행자 거리와 광장을 조성해 더블린 중심부를 쾌적하게 만들자는 밑그림이다. 이로써 도심 교통량을 60% 줄이고 주민들이 도보 혹은 자전거로 15분 이내 모든 주요 목적지에 접근하게 하는 '15분 도시'를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리피 강 양쪽 강둑에 있는 두 개의 '버스 출입문'(bus gates)이 개인 차량의 출입을 막고 여러 거리를 재구성해 더블린 시내로 이동하는 차량이 결국엔 다시 같은 방향으로 나가도록 루프(고리 모양으로 빙 편도로 돌아 회차하는 구간)를 따라 경로를 지정할 계획이다.

이 제안은 파리, 암스테르담, 리스본 등 다른 유럽연합(EU) 도시에서 시행 중인 차량 제한 조치를 반영한 것이다. 앞서 영국에서 일부 도심의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 데 대해 운전자들의 반대가 격렬했던 것과 달리, 더블린 현지 주민들은 대체로 이 계획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 7일에 발표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3500명 중 80% 이상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더블린 도심 차량 통행 금지에 대한 반대 의견이 거의 없지만 일부 기업들은 불만이다. 런던에 본사를 둔 기네스 브랜드 소유주인 디아지오가 대표적이다. 디아지오는 "리피 강을 따라 양조장에서 항구로 가는 역사적 트럭 경로를 없애는 계획"이라며 반대했다. 다만 기네스 맥주통은 실제로는 1961년까지 바지선으로 운송됐다.

이번 계획은 단순한 교통 규제 차원이 아니라 팬데믹 이후 더블린 도심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도심 상점들이 다시 살아나곤 있지만 도시의 매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더블린의 강변은 전체 차량의 3분의 2에 달하는 도심을 그저 지나가기만 하는 차량들로 붐빈다.

특히, 바이킹 시대부터 내려온 더블린의 독특한 거리 계획은 기계화된 차량에는 최적화돼있지 않다. 막다른 골목이 많다보니 도시 안전에도 취약하다. 더블린시는 차량 통행 금지 이후 칼리지 그린에 광장을 조성하고 국회 거리를 보행자 전용도로로 만들어 신고전주의 시청과 강 사이에 산책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더블린시는 이 같은 조치에도 2042년 더블린에서 걷기, 자전거 등 여러 이동 수단 중 교통 수단의 점유율은 여전히 42%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2016년에 자동차가 차지했던 52.4%보다는 크게 개선되는 수치이지만 암스테르담, 브뤼셀, 런던 같은 대도시보다는 나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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