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가 라마단까지는 잡아간 인질을 석방해야 한다고 라파 작전 시한을 처음으로 제시한 셈이다. 이슬람 성월인 라마단은 3월 10일경에 시작되며, 최근 몇 년 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폭력의 도화선이 돼왔다.
이스라엘은 최근 몇 주 동안 라파에 공습을 가해 100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대피하고 있고 북쪽 칸 유니스 주변에서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자 군대를 파견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두 도시가 하마스의 마지막 거점으로 인질들이 억류돼있는 것으로 본다. 지난주 라파의 한 주거지역에선 인질 2명을 구출하기도 했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구호 단체와 민간인들은 전쟁으로 피난을 떠난 사람들이 갈 곳 없어 이스라엘의 지시에 따라 라파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민간인 대피 계획에 대한 질문에 "라파 북쪽엔 많은 공간이 있다"며 곧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이 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거래가 있든 없든, 우리는 완전한 승리를 거두기 위해 일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라마단은 이슬람에서 가장 성스러운 달이다. 이 기간 동안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의 무슬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예루살렘의 알 아크사 모스크를 방문한다. 이 모스크는 유대교에서 가장 성스러운 장소인 템플 마운트 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라마단 기간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경찰 사이 폭력 충돌이 이어져 라마단 기념 행사도 안전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라마단 기간 동안 가자지구의 분쟁을 감안해 보안 조치를 도입하겠단 방침이다. 극우 국가안보 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는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한 달 동안 알 아크사에 접근하지 못하게 최대한의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의 입장은 거부됐으나, 제한 수준이나 성격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한편 라파 지상 공격은 이미 식량 위기가 닥친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이집트와 가자지구 사이를 가로지르는 라파 국경은 가자지구로 원조가 들어오는 두 곳 중 하나다. 지상 작전은 식량과 물, 의료품 전달을 더 어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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