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빚내서 집사라는 대출 정책의 함정

머니투데이 김경환 건설부동산부장 | 2024.02.22 05:45
#.1월부터 정부의 신생아특례대출이 시작됐다.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에 이어 이번 정부 들어 '빚내서 집사라' 2탄이 사실상 시작된 셈이다.

지금 가장 필요한 주택정책은 무엇일까. 청년세대가 빚을 내도록 해 집을 사게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좀 더 합리적인 수준에서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집값을 안정화하는 것일까. 아니면 중산층들도 거주할 품질 좋은 저렴한 장기임대주택을 대량 보급하는게 우선 순위일까.

괜히 청년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게 아니다. 주거 안정성이 보장 되지 않을 경우 결혼은 커녕 연애 조차 하지 않는 세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빚내서 집사라는 정책을 펼치기보단 안정적인 집값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빚은 빚일 뿐이다. 정부가 과도한 짐을 청년들에게 지우는게 아닌지 뒤돌아봐야할때다.

#. 집값은 어떻게 움직일까. 이론적으로 집값은 경제가 성장하고 통화량이 증가하는데 맞춰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그렇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은 상당히 예외적 사례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 경제가 장기 불황에 빠지면서 활력을 잃고 거대한 디플레이션을 경험하면서 집값이 장기간 표류했다.

한국은 어떨까. 일본과는 다르니 잃어버린 30년 같은 상황을 겪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최근 한국은 단기간 집값이 배 이상 급등하는 이상 현상을 겪었다. 한동안 조정이 이어지거나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게 자연스러워보인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이미 10억원이 우습다. 모두가 선망하는 강남 집값은 30억~40억원을 호가한다. 평균적 국민이 10억원을 모으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월급 생활자들은 평생 10억원 모으기가 벅찰 것이다.

5억원을 모으고 5억원을 대출한다고 쳐도 5억원은 어떻게 언제 모을 수 있을까. 양가 부모의 지원이 없다면 젊은 부부가 5억원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도 5억원이 있어 5억원을 대출 받아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하자. 30년 만기, 금리를 4%로 가정하면 매달 원리금균등 상환으로 238만7076원을 갚아야 한다. DSR 40% 규제를 감안하면 가구의 월소득은 596만원은 돼야 한다.


신혼 부부 가운데 맞벌이를 하더라도 월 600만원 가량을 벌 수 있는 가구가 얼마나 될까. 빚내서 집사란 정책을 내놓기보단 청년세대를 위한 저렴한 주택 공급이 필요한 시점이다.

#. 대한민국은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0~12위를 맴돈다. 인구도 5000만명 이상이다. 전세계적으로 이미 한국은 경제 대국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도시 국가나 다름없다. 서울과 수도권에 모든 것이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지방은 대부분 소멸 위기를 겪고 있다. 앞으로 더욱 서울 중심주의, 수도권 중심주의가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다.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어도 집중도는 커지다보니 서울 및 수도권 집값은 물론 전월세 가격은 계속 비싸진다. 지금같은 구조라면 수도를 강제적으로 이전하거나 회사 본사를 강제적으로 지방에 내려보내지 않는 이상 균형발전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정부는 지금과는 다른 방식의 특단의 주거 사다리 해결에 올인해야 한다.

#.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정책을 펴나가야할 지 보이지 않나. 엄한데 돈을 투입하는 것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SH(서울주택도시공사)와 같은 공적 기관이 나서 서울과 수도권에 청년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대량 보급하는 것은 어떨까.

현재 서울시의 공공임대주택비율은 평균 7% 수준에 불과하다. 싱가포르 80%, 오스트리아 빈 40%까지는 못되더라도 최소 15%까지는 끌어올려야 하지 않겠나. 정부가 나서 주거 불안을 없애주면 그나마 모두가 덜 불행하지 않을까. 출산율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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