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주말을 낀 4일간 100여명의 러시아 관광객들이 북한을 관광했다고 전했다. 관광객들은 평양의 김일성 광장을 방문하고, 한복을 입은 젊은이들의 노래 공연을 관람하는가 하면 북한 최고의 스키장에서 스키패스를 이용했다.
WSJ은 2개의 러시아 관광객 온라인 계정을 인용해 2월 9일부터 12일까지 이들 러시아 관광객들이 북한을 여행했고, 생각보다 관광에 제한이 덜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호텔을 떠날 때는 감시를 받았고 결제는 러시아 루블화가 아닌 위안화와 미국 달러만 받아들여졌다.
팬데믹 이후 북한을 관광한 첫 외국인이 러시아 국적인 점은 놀랍지 않다. 양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김정은 위원장과 이례적으로 정상회담을 연 후 경제·군사적 협력을 높이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쓸 탄환과 단거리미사일 수십발을 제공했고 북한 국영방송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푸틴은 북한에 위성 개발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팬데믹 이전 김정은 정권에게 관광은 대표적인 외화벌이 수단이었다. 국제사회의 제재 없이 외화를 벌 수 있는 만큼 김정은 위원장은 2011년 후반 관광에 우선순위를 두고 럭셔리호텔과 해변리조트를 포함한 관광 패키지 상품을 밀어붙였다. 2019년에는 35만명(이중 90%가 중국인)이 북한을 찾았고 수백명의 미국인이 2017년 오토 웜비어 사건 발생 전까지 여행하기도 했다. 당시 대학생이던 오토 웜비어는 여행 중 정치 포스터를 훼손한 혐의로 17개월간 북한에 수감됐고 병에 걸려 미국으로 돌아온 후 사망했다. 이후 미 국무부는 미국인의 북한 입국을 금지했다.
여행 대행업체 보스톡 인투어에 따르면 러시아의 다음 여행자그룹은 오는 3월 8일 북한으로 향할 예정이다. 북-러 관광 교류는 추후 확대될 전망이다. 알렉산더 맷세고라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는 양국이 수도(평양-모스크바)를 철도로 연결하고 블라디보스토크와 북한의 항구도시 나산 사이 페리를 재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관영통신 리아 노보스티에 "(마식령 리조트의) 스키 조건은 최고였다. 우리 관광객들이 분명히 좋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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