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령관 돌아온 LIG넥스원, 중동 넘어 유럽시장 '정조준'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24.02.20 06:05
LIG넥스원이 '달러박스' 중동을 넘어 유럽 시장에 도전한다. 중동 '방산 잭팟'의 핵심 제품이었던 방공 무기를 세일즈하는 것이다. 유럽에서 우선 방공망 구축에 최대 5조원을 투입하려는 루마니아를 겨눈다. 중동을 접수하고 유럽으로 향하는 LIG넥스원 수주 전략은 LIG그룹 총수 구본상 회장의 복권과 맞물린다.

1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올해 핵심 수주공략 지역을 유럽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으로 설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지역 국가들의 국방 예산이 올해 집중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2006년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2% 국방예산 집행이 최소 조건으로 설정됐는데, 그 데드라인이 2024년이다. 이와 관련, 최근 나토는 올해 GDP 2% 국방예산 목표 달성 회원국이 전체 31개국 중 18개국으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방산업계에선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토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반면 LIG넥스원은 중동에서 대규모 수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판단을 내렸다. 2022년 UAE 2조6000억원, 2023 사우디아라비아 4조2500억원 등 연이어 대규모 방산 수주실적을 냈지만 올해는 숨고르기를 해야 하는 셈이다. LIG넥스원은 최근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에서 이 같은 올해 수주 전망을 내놓았다.


LIG넥스원이 올해 수주 공략에 집중할 유럽 지역 핵심 국가는 루마니아다. 루마니아는 중단거리 대공방어 시스템 구축을 위한 무기 도입에 4~5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잠재적 다음 침공 국가로 거론되는 루마니아는 러·우 전쟁 발발 후 GDP 2% 비중이던 국방예산을 2.5%로 올렸다. 대공무기에 강점을 가진 LIG넥스원이 개척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LIG넥스원은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과 저고도 침투 공중위협에 대응하는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을 앞세워 루마니아 대공방어 사업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천궁은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약 4조25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낸 LIG넥스원의 핵심 방공 무기체계다. 탄도미사일을 격추하기 위해 개발된 무기로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통한다. 요격 고도는 40㎞로 표적을 향해 마하 4.5의 속도로 날아가 요격한다.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내부적으로 루마니아로부터 천궁과 신궁 모두 수주에 성공할 경우 전체 4조~5조 규모 루마니아 대공방어 시스템 구축 사업 가운데 최대 2조5000억원 가량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LIG넥스원의 유럽 도전은 구 회장이 복권된 시점과 맞물린다. 구 회장은 지난 7일 설 특별사면을 통해 복권됐다. 앞으로 주요 사업이 진행 중인 국가로의 입국 절차가 수월해지는 등 경영활동 제약 문턱이 보다 낮아졌다. 올해 유럽 수주공략 관련, 보다 폭 넓은 '총수 세일즈'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루마니아 대공방어 구축 사업엔 유럽은 물론 미국 등 방산업체들도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대 경쟁상대인 미국 대다수 업체들이 현재 물량을 수주할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은 LIG넥스원이 유리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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