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폴더 지워라, 셋트오더 다 바꿔라"…전공의 행동 지침 논란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 2024.02.19 14:12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내용이 담긴 포스터가 대한의사협회에 붙어 있다. /사진=뉴스1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이른바 '빅5' 병원 전공의들이 20일 전원 사직서를 내고 업무를 중단하기로 예고한 가운데 의사들 커뮤니티 내에 사직 전 일부 자료를 지우거나 수정하라는 글까지 올라와 파장이 일고 있다.

19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요] 병원 나오는 전공의들 필독!!'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했다. 해당 글은 의사 커뮤니티 앱(애플리케이션) 메디스태프에 올라온 공지 글을 갈무리한 것이다.

글에는 "인계장 바탕화면, 의국 공용 폴더에서 지우고 나와라. 세트오더도 다 이상하게 바꿔 버리고 나오세요. 삭제 시 복구할 수 있는 병원도 있다고 하니까 제멋대로 바꾸는 게 가장 좋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세트 오더는 중요 수술 전후에 투여하는 약물의 용량이나 투여 속도 등을 정해 놓은 처방을 말한다.

그러면서 "본인 EMR 비밀번호도 PA(피지션 어시스턴트)가 로그인 못하도록 다 바꾸세요"라며 "짐도 남기지 마라. 나중에 짐 남겨서 사직서는 가짜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글을 두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소속이 의사인 이들은 "(남아있는) 인력이 전공의 ID로 처방 오더를 내리면 책임을 전공의가 져야 하기 때문이다", "세트오더는 개인이 자기 일할 때 편하려고 정리해둔 것이라 지운다고 문제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직군 이용자들은 "국민에게 최대로 피해 주기로 작정한 것 아니냐"라는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한 변호사는 "기업 직원이 출근해서 회사 컴퓨터로 만든 자료는 모두 기업 소유"라고 반박했다.


대기업 소속 이용자는 "사기업에서 저렇게 했다간 바로 고소당한다. '지우는 게 아니라 제멋대로 바꾸라'고 했는데 이게 과연 개인 자료냐. 누가 봐도 후임이 활용할 수 없도록 하는 것 아니냐", "병원 플랫폼에서 업무하다 만들어진 자료를 무슨 개인 여행사진처럼 생각하네" 등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온라인에서 해당 글을 본 한 누리꾼 신고로 해당 글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작성자 IP(인터넷프로토콜)를 추적하는 한편 해당 글이 의료계 종사자가 사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최초로 올라온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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