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이어 나발니도 결국 의문사…푸틴에 찍히면 죽는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4.02.17 11:5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BBNews=뉴스1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러시아 감옥에서 의문사했다. 크렘린궁에 각을 세웠던 반정부 인사들이 배후를 알 수 없는 공격으로 사망한 게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나발니 죽음을 둘러싸고 암살설이 고개를 들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교정 당국은 성명을 통해 나발니의 사망 소식을 발표했다.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에서 돌아와 몸이 좋지 않다고 느낀 뒤 의식을 잃었고, 이후 의료 시설로 옮겨졌지만 깨어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나발니의 사망 소식은 푸틴 대통령의 연임이 거의 확정적인 러시아 대선을 약 한 달 앞둔 시점에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서방 지도자들은 즉각 크렘린궁과 푸틴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섰다. 각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 앞에선 나발니를 애도하고 푸틴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러시아 당국은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지만 즉각 암살설이 퍼졌다. 정치학자 예카테리나 슐만은 텔레그램을 통해 "일주일 전만 해도 나발니는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쳤다"며 "암살 외엔 그가 사망할 다른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나발니는 2020년에도 톰스크 공항에서 따뜻한 홍차를 사서 마신 뒤 모스크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의식을 잃은 바 있다. 나발니 측은 홍차에 독극물이 들어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재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시민들이 의문사한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진을 들고 추모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사실 과거 푸틴 정권의 눈엣가시로 찍혔던 인사들이 의문사한 사례는 드물지 않다. 가장 유명한 게 '홍차 독살'이다. 2006년 11월 러시아 연방보안부 요원이었던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영국에 망명한 뒤 런던의 한 호텔에서 고농도 방사성 물질인 폴로늄-210이 든 차를 마친 뒤 3주 만에 사망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푸틴의 홍차'는 악명 높은 암살 무기로 떠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을 일으킨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을 향해 먹는 걸 조심하라며 뼈있는 농담을 던질 정도였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프리고진은 실제로 사망했다. 전용기를 타고 이동하던 중 비행기가 추락하면서다. 이를 두고 많은 관측통은 단순 사고가 아니라 푸틴 대통령의 처벌이라고 추정했다.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을 일으킨 지 약 두 달만에 비행기 이동 중 추락사한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AFPBBNews=뉴스1
이밖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비난하는 게시물을 올렸다는 의혹에 휩싸인 재벌 파벨 안토프가 인도 라야가다의 한 호텔에서 생일 축하 파티를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호텔 창문에서 추락한 듯한 모습이었다.

같은 해 러시아 에너지 재벌 라빌 마가노프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는 성명을 낸 지 6개월 뒤 병원 창문에서 추락사한 상태로 발견됐다. 러시아 매체는 마가노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시절 부총리를 역임했던 보리스 넴초프는 2015년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 개입을 비판하는 등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푸틴 대통령의 자산이 실제 발표보다 훨씬 많다고 폭로한 바 있다.

2013년엔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지목돼 영국으로 망명했던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좁스키가 자택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자동차에 설치된 폭탄이 폭발해 운전사가 숨지는 등 몇 차례 암살 위기를 넘겼으나 결국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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