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여정, 일본 기시다 평양 기습초청…"한-쿠바 수교 견제"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 2024.02.16 05:30

[the300](종합) 국내 전문가 "지난해 5월부터 북일 실무자 협력 지속한 듯…尹정부 관련 외교대응 필요"

김여정 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15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납북자 문제 등을 거론하지 않을 경우 대화에 응하겠다는 담화를 내놨다. 사진은 2019년 3월 2일 베트남 호치민의 묘소 헌화식에 참석한 모습. [평양=AP/뉴시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15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납북자 문제 등을 거론하지 않을 경우 대화에 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국이 전날 '북한의 형제국'으로 불리는 쿠바와 극비리로 수교관계를 맺자 견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가 한미일 동맹체제 균열이 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북한은 이날 김 부부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일본이 우리 정당방위권(군사력 증강)에 대해 부당하게 걸고 드는 악습을 털어버리고 이미 해결된 납치문제를 장애물로 놓지 않는다면 두 나라가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수상(총리)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기시다 수상(총리) 발언이 과거의 속박에서 대담하게 벗어나 조일(북일) 관계를 전진시키려는 진의로부터 출발했다면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며 "지금까지 일본이 이미 다 해결된 납치문제나 조일 관계 개선과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핵·미사일 문제를 전제로 들고 나와 두 나라 관계가 수십 년간 악화 일로를 걷게 됐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이 시대착오적인 적대 의식과 실현 불가한 집념을 용기 있게 접고 서로를 인정한 기초 위에서 정중한 처신과 신의 있는 행동으로 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갈 수 있다"며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견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가 아니라 앞을 내다볼 줄 아는 현명성과 전략적 안목 그리고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의지와 실행력을 가진 정치가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고 역사를 바꿀 수 있다"면서 "기시다 수상의 발언이 조일 관계 문제에 대해 종전과는 다른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다만 김 부부장은 이번 담화가 '개인적인 견해'이며 자신이 북일 관계를 평가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현재까지 우리 국가 지도부는 조일 관계 개선을 위한 그 어떤 구상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접촉에도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기시다 수상의 속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9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북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작금의 북일 관계 현상에 비춰 봐 대담하게 현상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김여정의 대일담화는 한-쿠바 수교 시점에 맞춰 한국과는 적대관계를 강화하면서 일본과는 협력관계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라며 "한-쿠바 수교를 북일 협력 관계로 맞불을 놓겠다는 의도를 내포한다"고 분석했다.

양 총장은 "기시다 총리의 북일정상회담 제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시다 총리에게 각하 존칭을 담은 위로문 등을 봤을 때 북일 양국이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실무접촉을 지속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앞으로 북한의 정당방위권 문제와 납치문제 조건화만 해결되면 언제든 고위급 회담 성사와 기시다 총리의 평양 방문 등이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담화에 따른 윤석열 정부의 대책에 대해선 "한반도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한미일 삼각동맹 체제에 균열이 나지 않도록 일본과 섬세한 외교적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콘서트 취소하려니 수수료 10만원…"양심있냐" 팬들 분노
  2. 2 [영상] 가슴에 손 '확' 성추행당하는 엄마…지켜본 딸은 울었다
  3. 3 '100억 자산가' 부모 죽이고 거짓 눈물…영화 공공의적 '그놈'[뉴스속오늘]
  4. 4 속 보이는 얄팍한 계산…김호중, 뺑소니 열흘만에 '음주운전 인정'
  5. 5 김호중, 유흥주점 갈 때부터 '대리' 불렀다…또 드러난 음주 정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