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 엔비디아의 주가가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엔비디아를 담은 글로벌 반도체 ETF(상장지수펀드)들의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ETF는 전날(14일)까지 최근 1년간 75.96% 상승했다. 이 ETF는 엔비디아, 인텔, ASML홀딩스, 퀄컴, TSMC 등을 고루 담고 있다. 이외에 KODEX 미국반도체MV(71.72%),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54.97%), ARIRANG 글로벌D램반도체iSelect(49.75%)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내 코스피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가 같은 기간 17.3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오름세다.
AI(인공지능) 산업이 증시 주도 테마로 등장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했다. 특히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의 지배적 영향력을 가진 엔비디아의 상승세가 ETF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엔비디아는 전날 기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어 미국 증시에서 세 번째로 시가총액(1조8253억달러)이 크다.
TSMC, AMD(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 ASML홀딩스, ARM,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 리서치, 퀄컴 등도 연일 상승하며 글로벌 반도체에 집중 투자한 ETF의 수익률을 뒷받침했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1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ARM 등의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반도체 ETF로 자금이 유입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반도체 ETF들의 주가가 오르자 개인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ETF의 경우 최근 1년간 개인 투자자들이 3130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것보다 유망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묶어 투자할 수 있는 ETF가 더 좋다고 입을 모은다. 개별 종목에 투자하면서 리스크를 줄이고자 한다면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 ETF처럼 개별종목에 채권을 섞은 ETF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거나 채권 혼합형 ETF에 투자하는 경우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기업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기 힘든 점도 ETF 투자를 통해 극복 가능하다"고 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반도체 기업 ETF에 투자하면 절세혜택도 누릴 수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개별 기업 주식에 직접 투자하면 매도 시 발생하는 수입에 22%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가령 1년간 1000만원의 수익을 봤다면 공제금인 25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에 22%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상장된 ETF의 경우 매도 시 매매차익 혹은 과표기준가 차이 중 적은 금액에 대해 15.4%의 세금이 부과된다. 중개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 계좌)로 ETF를 투자하면 순수익의 200만원까지는 비과세, 이상은 9.9%의 세금만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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