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100층 랜드마크' 용산개발계획, 이번엔 성공할까[부릿지]

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이상봉 PD, 신선용 디자이너 | 2024.02.16 05:10
뉴욕 허드슨야드, 도쿄 아자부다이힐스 등 건물을 입체화한 복합개발도시가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발맞춰 오세훈 서울시장도 최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옛 용산 정비창을 개발하는 이 사업은 부지 49.5만㎡, 사업비 51조원으로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세계 최대 규모 도시개발사업이 된다. 서울시는 용적률 1700%를 적용해 100층짜리 초고층 건물을 비롯해 도보권 내에서 모든 생활이 가능한 '콤팩트시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과거에도 추진된 용산개발계획은 '단군이래 최대 프로젝트'로 불렸지만 실패했다. 10년 만에 부활한 용산개발이 이번에는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부릿지가 알아봤다.

안녕하세요 부릿지 김효정입니다. 오늘은 잠들어 있던 용산 개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최근 서울시가 세계 최대 규모 도시개발사업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내년 기반시설 착공, 이르면 2030년 초 입주가 목표입니다.

지하철 1호선 용산역 뒤편에 있는 빈 땅, 용산역 인근 호텔에서 내려다보이는 텅 빈 부지, 옛 용산 정비창으로 불리는 그곳입니다.

사업부지 면적은 49.5만㎡. 서울시는 역대 최고 용적률인 1700%를 적용해 이곳에 100층짜리 랜드마크를 지을 계획입니다. 사업면적과 맞먹는 약 50만㎡ 규모 녹지도 조성됩니다. 뉴욕 허드슨야드, 도쿄 아자부다이힐스 등 건물을 입체화한 복합개발도시가 세계적 트렌드인데요. 용산에 허드슨야드의 4.4배에 달하는 수직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용산은 서울 주요 도심인 광화문과 여의도, 강남의 정중앙에 위치해 있죠. 말 그대로 서울 한복판입니다. 세계 대도시 중 도심부에 50만㎡에 이르는 융복합 도시개발이 이뤄진 사례는 없었습니다.


10년 전 오세훈 시장이 실패한 그 사업


물론 이렇게 좋은 땅을 그동안 가만히 놔뒀을 리 없죠. 서울시는 2010년에도 용산 정비창 부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오세훈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의 하나였죠.

당시 사업비만 31조원. 사업지를 소유한 코레일과 삼성물산·롯데관광개발 등 30개 기업이 컨소시엄으로 참여(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해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111층 랜드마크 타워와 쇼핑몰, 호텔, 아파트 등을 짓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이 나왔고 '단군 이래 최대 프로젝트'라고 불렸죠.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자금난이 불거졌습니다. 코레일은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해 사업단에 PF 보증을 요구했지만 출자사간 이견으로 사업비를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은행이자를 내지 못한 사업단은 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였고 2013년 10월 구역지정이 해제됐습니다.

단군이래 최대 프로젝트였던 용산개발은 단군이래 최악의 사업으로 전락했고 이후 이 황금땅은 10년간 방치됐습니다.


이번엔 다르다? 관건은 건설사 주머니 사정


(서울=뉴스1) =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용산정비창 부지를 찾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2024.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10년 전 용산개발이 실패한 이유는 금융위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서울시는 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의 통합개발을 추진했습니다. 대상지에 포함된 2200여 가구에 대한 보상도 문제가 됐죠. 특히 준공 5년 안팎의 인근 아파트들까지 개발대상지에 포함되면서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서부이촌동에는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비대위만 11개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번 사업에서는 서부이촌동 일대를 제외했습니다. 반면 사업비 규모는 51조1000억원으로 20조원 이상 늘렸습니다.

용지비율을 국제업무존(30%)·업무복합(35%)·업무지원(35%)으로 세분화하고 주거비율은 연면적의 최대 30%까지로 높였습니다. 과거 약 3000가구 수준에서 최대 6000가구(공동주택3500가구·오피스텔 2500가구)로 늘어난 겁니다.

사업시행 방식도 바꿨습니다. 30개 출자사가 참여한 민간주도 통합개발이었던 과거와 달리 공공이 기반 시설울 구축하면 민간이 개별부지를 나눠 개발하는 방식입니다. 사업시행 예정자는 코레일(70%)과 SH(70%)입니다.

세부 계획이 달라지고 과거에 비해 기반시설도 튼튼한 만큼 이번 용산개발계획을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긍정적입니다. 다만 지금도 건설경기가 좋지 않다는 게 걸림돌이죠. 서울시는 기반시설 구축 이후 진행되는 민간개발 단계에서는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10년 전하고 비교했을 때 차이점이 우리나라의 기술, 기업들이 괄목상대하게 발전했고 특히 용산역에 복합환승센터라는 것, KTX와 GTX와 도시철도가 들어가고 UAM이 들어가는 이런 것들이 이제 중요한 기반시설이 되고. 다만 지금 금융 여건이나 PF 여건이 최악이에요. 민간 사업자 공모에서 좀 우려가 된다.


세계 최대 복합도시의 등장…뉴욕·도쿄 뛰어넘을까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사진제공=서울시
그래서 용산이 어떻게 바뀌나면요. 간단하게 설명할게요. 생활에 필요한 모든 활동과 이동을 도보권 내에서 해결하는 '콤팩트시티'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용도에 따라 국제업무·업무복합·업무지원 존으로 구분해 건물을 세우고 호텔, 광역환승센터와 복합놀이공간 등을 조성합니다. 100층 높이의 랜드마크 최고층에는 전망대와 공중정원을 만들 계획입니다.

또 건물 45층 높이에 공중 보행로이자 서울시내 조망을 볼 수 있는 11km 길이의 스카이트레일(보행전망교)을 설치합니다. 오세훈 시장은 시민들에게 보행전망교를 무료로 개방하겠다고 밝혔죠.

저층부에는 콘서트홀과 아트뮤지엄, 복합문화도서관 등을 배치해 시민들이 공연과 전시관람,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지상은 공원을 중심으로 용산공원부터 한강공원, 노들섬까지 이어지는 녹지보행축을 완성한다는 구상입니다.

오 시장은 "이번 계획안 확정으로 용산이 혁신개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게 됐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가 구도심 대규모 융복합 및 고밀개발의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도록 모든 행정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는데요. 10년간 잠들어있던 용산이 깨어나면서 서울이 뉴욕과 도쿄를 넘어서는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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