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15일 서울 강남 JW메리어트호텔에서 진행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이사회·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2월 LG에너지솔루션 CEO(최고경영자)에 올랐던 김 사장이 언론과 첫 접촉에서 낸 메시지였다. 그는 이날 이사회를 통해 배터리협회 회장에 선임되기도 했다.
전기차 전방 수요 부진, 고금리 지속, 메탈가 하락 등의 이슈가 정리된 이후 열릴 '랠리'를 대비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사장은 "여러가지 경제적인 변수 때문에 좀 그런(주춤한) 것 같은데, 좋은 기회"라며 "배터리 산업의 메가트렌드는 계속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성장을 많이 해왔는데 숨 고르기를 좀 하고, 내실을 다질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다양한 배터리 라인업 구축을 통해 미래 시장에 대비한다. 김 사장은 이르면 오는 8월부터 4680(46㎜ x 80㎜) 원통형 배터리를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생산한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였던 기존 양산시점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4680 배터리는 기존 2170(21㎜X70㎜) 대비 용량과 출력이 5~6배 정도 개선된 제품이다. 내년 미국 애리조나 공장 완공 후 양산계획 역시 잡혀있다.
4680 배터리는 테슬라에 우선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 사장은 이날 추가 고객사 확보 여부에 대해 "많이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난징 공장에서 생산을 추진할 지를 묻는 질문에는 "우선 한국에서 시작할 것이지만,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현대차와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인 HLI그린파워의 오는 4월 가동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내년 하반기 양산 등의 계획을 알렸다.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AMPC(생산세액공제) 공유 문제와 관련해서는 "전체적으로 고객하고 전략적 윈-윈을 하려면 좋은 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연간 수 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는 AMPC 혜택을 놓고 여러 완성차 기업과 협상을 벌여야 하는 상황임을 시사한 것이다. 지난 7일 한국을 찾은 메리 바라 GM 회장과 만나 이 부분을 얘기했는지에 대해서는 "논의들은 계속 해왔고,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기존 양극재보다 안정성이 높고 수명이 긴 단결정 양극재에 대해 "포항, 광양에서 다 생산하니까 고객이 원하는 대로 공급을 할 생각"이라며 "우리와 접촉하는 모든 배터리사들은 다 단결정, 미드니켈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흑연 음극재 시장에서 '국내 유일 플레이어'로 활약 중인 점을 의식한 듯 "흑연 국산화 100%를 위해서 여러 원료를 수입한다는지,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우리 회사가 아니면 할 곳이 없잖나. 국가를 위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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