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5일 오후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쿠바 수교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쿠바 수교로 우리나라는 중남미 모든 국가와 수교하게 됐고 대 중남미 외교 나아가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외교 지평이 더 확대됐다"며 "쿠바는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190여개 국가와 수교를 하고 있고 아바나에 100개국이 넘는 나라가 대사관을 운영할 정도로 중남미의 거점 국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쿠바가 제3세계 외교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북한의 대표적 우방국이었던 만큼 대북관계에서도 우리나라의 외교적 우위를 한층 강화시켜줄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정치적 심리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수교문제에 쿠바가 한류라든가 여러가지 여건상 한국에 대해서 긍정적인 호감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교에 선뜻 응하지 못했던 것은 북한과의 관계 때문인데 이번 수교가 결국에는 어떤 역사의 흐름속에서 대세가 어떤 것인지, 또 그 대세가 누구에게 있는지 분명히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그토록 믿었던 쿠바마저 우리나라와 수교했다는 사실은 북한으로서는 '확실한 내 편'으로 믿을 수 있는 국가가 국제사회에서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는 의미가 된다. 대통령실은 북한이 현실을 깨닫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번 수교는 과거 동구권 국가 포함 북한의 우호국가였던 대사회주의권 외교의 완결판"이라며 "앞으로 쿠바와의 정치적 경제적 관계뿐 아니라 문화교류 같은 것을 발전시켜 나가고 코로나 이전에 우리 국민들이 연간 1만4000여명 정도씩 방문했는데 영사 지원도 좀 더 면밀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아바나 영화제를 계기로 한국영화 특별전을 열어서 비정치분야 교류에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한류에 따라서 쿠바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굉장히 높아진 것들이 상당히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전날 양국 주유엔 대표부는 미국 뉴욕에서 외교 공한(公翰) 교환을 통해 '한국-쿠바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우리 정부는 향후 쿠바 정부와 상호 상주공관 개설 등 후속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00년대 이후 쿠바와 문화, 인적교류, 개발협력 등 비정치 분야 교류를 확대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쿠바 현지에 한류 팬클럽 약 1만명이 활동하고 있다. 양국 교역규모는 2022년 기준 수출 1400만 달러(약 190억원), 수입 700만 달러(약 95억원)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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