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K-컨테이너운임지수는 2742로 전주 대비 89포인트(3.14%)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둘째주부터 상승세를 이어오다 약 11주 만에 떨어진 것이다. 상하이운임지수(SCFI)도 지난달 12일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SCFI는 지난 9일 기준 2166.31로 일주일 전에 비해 2.32% 내려갔다. SCFI는 상하이항과 연결된 세계 주요 항로 15개 해상운임을 종합한 지수다.
수에즈운하의 통행이 어려워지면서 그동안 해상 운임 지수는 큰 폭으로 올랐다. SCFI는 지난해 11월 후티 반군의 공격이 시작된 이후로 두 배가량 뛴 것이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2일에는 전주 대비 16.3% 오른 2206.03을 기록해 1년 4개월 만에 2000선을 넘었다.
예멘의 친(親)이란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대한 반발로 지난 연말부터 홍해를 지나가는 민간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후 선박들은 남아공 희망봉을 돌아가는 우회 항로를 택해 왔다. 수에즈운하는 세계교역량의 12%를 차지하는 핵심 해상물류 통로로 평가받는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보면 지난달 수에즈운하를 통과한 선박은 일평균 46척으로, 지난해 11월 평균 76척과 비교해 약 40% 줄었다. 물동량도 2개월 사이 급감했다. 수에즈운하를 통과한 화물량이 하루 평균 531만6000t에서 264만4000t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수에즈운하 정상화 여부는 중동 지역 정세 변화 등에 달려 불확실성이 크다. 글로벌 해운사 머스크의 빈센트 클레스크 회장은 지난달 다보스 포럼에서 "홍해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초래하는 공급망 혼란은 몇 달간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운임 상승세가 둔화한 추세지만 홍해발 물류 리스크가 길어지면 기업들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하다. 수출 기업은 공급과 배송 제한·지연에 따른 물류비 부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한국무역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74.6%가 물류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는데 응답 기업들이 밝힌 물류 어려움 중 운임 인상이 44.3%로 가장 많았다.
파나마운하는 가뭄에 따른 물 부족 문제로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파나마 운하청(PCA)은 지난달 파나마 운하의 통항을 하루 38~40척에서 24척 수준으로 줄였다. 파나마운하의 경우 우기가 시작되는 오는 5월부터는 단계적으로 운항 통제가 풀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가뭄이라는 대외적 변수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운임 추세도 예단할 순 없지만 당장 추가 상승할 요인은 많지 않다"며 "공급망 위기가 지속되면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 수출입 물동량 등 다양한 요인의 증감에 따라 시황이 바뀌기 때문에 불확실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