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살 돈 없어 떠났다…아이 없는 도시 된 호주 시드니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4.02.15 06:03

3040세대 이탈…고층아파트 필요성 커져

[시드니=AP/뉴시스] 1월 26일(현지시각) 호주 시드니에서 '호주의 날' 기념행사가 열려 작은 유람선들이 오페라하우스 앞에서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호주의 날'은 1788년 1월 26일 영국 함대가 처음으로 호주에 상륙해 시드니가 영국 통치권에 있음을 선포한 날로 호주 국경일이다. 호주 원주민들은 이날이 영국에 침략당한 '침략의 날'이라며 이를 기념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2024.01.26.
호주 중심 도시 시드니가 '아이 없는 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양육할 나이대인 3040이 집값 상승으로 도시를 이탈하면서다. 시드니가 속한 뉴사우스웨일 주 생산성위원회의 피터 아흐터스트라트 위원장은 이 추세를 돌리지 못하면 시드니가 "손자(세대)가 없는 도시"로 생기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실제 2016~2021년까지 시드니는 30~40대의 유입 인구보다 유출 인구가 2배 많았다. 생산성위원회는 '적재적소에 더 많은 주택을 지어서 우리가 얻는 것'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그 이유를 집값 상승에서 찾았다.

아흐터스트라트는 "많은 젊은 가정이 집을 살 여유가 없어 시드니를 떠나거나, 통근 시간이 긴 외곽 교외 지역에만 집을 살 수 있다"며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손자가 없는 도시로 알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호주에서는 입주 가능한 임대 주택의 비율이 1% 미만이다. 이런 가운데 이민자 증가로 인해 향후 5년간 호주에 순유입되는 100만명 이상의 이민자 거주 공간도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다른 해외 대도시보다 시드니는 유독 고층 아파트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2022년 사이 신규 건설된 시드니의 건물들은 평균 7층. 만약 3층만 더 높여 10층으로 지었다면 4만5000채의 주택을 추가로 지을 수 있었다. 이렇게 되면 집값과 임대료가 5.5% 낮아져 세입자들이 평균 연간 1800호주달러(약 155만원)를 절약할 수 있었다고 분석된다.

한편 서울 역시 최근 10년간 인구가 80만명 넘게 다른 시도로 순유출됐는데, 집값 상승이 그 주범으로 꼽힌다. 전출 인구 중 174만명이 전세 만기 등 주택을 이유로 서울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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