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챙긴 삼성카드, 2년째 영업익 '왕관'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 2024.02.15 05:34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삼성카드가 신한카드를 제치고 2년 연속 영업이익 1위를 기록했다. 대출채권 매각에 따른 효과를 제하면 영업이익 격차는 1000억원 넘게 벌어진다. 수익성이 낮은 영역에서 무이자할부 등 혜택을 줄이며 내실경영에 들어간 것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순이익 기준으로는 여전히 신한카드가 삼성카드를 앞서 업계 1위를 유지했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의 영업이익은 2조404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삼성카드가 8100억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실적 발표를 앞둔 나머지 카드사를 포함해도 삼성카드의 순위는 유지될 전망이다. 삼성카드는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이익에서 신한카드를 앞질렀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영업이익은 8032억원으로 삼성카드보다 68억원 적다. 2022년엔 삼성카드와 신한카드의 영업이익이 각각 8489억원, 7650억원이었다.

연체고객의 채권을 외부에 팔아 벌어들인 금액을 빼면 양사의 영업이익 격차는 더 커진다. 카드사는 일반적으로 단기간에 수익을 보전하거나 연체율을 낮추려 할 때 대출채권을 매각한다. 대출채권을 보유한 채 직접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는 게 장기적으론 이익이지만 수익성·건전성 악화를 방어하기 위해 미래수익을 포기하고 대출채권을 판다. 지난해 9월 말까지 신한카드가 대출채권을 매각해 남긴 이익은 943억원이다. 신한카드는 10월 이후에도 대출채권을 추가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신한카드의 대출채권매매이익은 1억원에 불과했다. 신한카드와 달리 삼성카드는 2년 연속 대출채권을 팔지 않았다.

무수익업종에서 혜택을 축소하는 등 내실경영에 돌입한 것이 삼성카드의 영업이익 선방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삼성카드는 신용카드로 국세·지방세, 4대보험 등을 납부한 회원에게 6개월 이상의 무이자할부를 지원했으나 지난해부터 이 혜택을 중단했다. 세금은 대표적인 무수익업종으로 큰 규모로 결제가 일어나도 카드사에 돌아가는 이익은 적다. 자동차 캐시백 비율도 0%대까지 낮췄다. 자동차 캐시백은 일시불로 신차를 구입할 때 일정금액을 돌려주는 이벤트다.


양사의 자기자본 차이도 실적격차를 야기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삼성카드의 자산은 28조8000억원이며 이 중 자기자본이 8조1000억원(28%)을 차지한다. 같은 시점 신한카드의 자산은 43조4202억원, 자기자본은 8조550억원(19%)이다. 자기자본을 제외한 금액은 모두 채권발행 등을 통해 차입한 금액이다. 지난해와 같이 조달금리가 높은 시기에는 차입에 의존하는 비중이 클수록 조달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에 부담이 된다.

영업이익에선 순위가 뒤집혔으나 당기순이익은 여전히 신한카드가 삼성카드를 앞선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6206억원으로 삼성카드 6094억원보다 112억원 많았다. 순이익 기준으로 순위가 바뀐 이유는 신한카드보다 삼성카드에 적용되는 법인세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카드의 법인세율은 25%, 신한카드의 법인세율은 23%였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는 계열사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법인세 연결납세' 제도를 통해 법인세를 감면받는 효과를 누린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도 고물가·고금리가 이어져 카드사에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실경영과 리스크관리가 상위권 카드사에 가장 중요한 임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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