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커지는 '불법 이민자' 갈등…150년 만의 장관 탄핵 움직임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 2024.02.14 17:49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탄핵안 하원서 1표 차 통과…상원 통과 가능성은 높지 않아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지난 7일(현지시간)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뉴스 컨퍼런스에 참석 중이다./로이터=뉴스1
미국 하원이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탄핵안을 13일(현지시간) 통과시켰다. 탄핵안이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 문턱을 넘을 가능성은 낮으나, 상원에서 처리한 우크라이나 610억 달러(81조원) 지원 예산안과 맞물려 정치갈등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헌정사 두 번째 장관 탄핵, 암 투병 의원도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찬성 214, 반대 213으로 마요르카스 장관 탄핵안을 가결했다.

탄핵사유는 마요르카스 장관이 미국 이민법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은 탓에 멕시코 국경을 넘는 불법 이주민이 폭증했다는 것. 하원 공화당은 지난 6일에도 같은 사유로 탄핵안 통과를 시도했으나 찬성 214표, 반대 216표로 부결됐다. 이번에는 암 치료를 이유로 지난 표결에 불참했던 스티브 스칼리스 공화당 하원 의원이 참석하며 1표 차로 가결에 성공했다.

미 하원에서 장관 탄핵안이 통과된 것은 미 헌정사상 두 번째이자 약 1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처음 탄핵 불명예를 안은 장관은 1876년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 시절 부패 혐의를 받았던 윌리엄 벨크냅 육군성장관이이었다. 벨크냅 전 장관은 하원 표결 직전 사임했으나 탄핵을 피하지 못했고, 부패 혐의는 상원 조사 결과 무죄로 판명났다.

마요르카스 장관 탄핵안이 최종 통과되려면 상원에서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미 의회 상원은 총 100석 중 민주당 48석, 민주당 성향 무소속 3석, 공화당 49석으로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상원 민주당이 마요르카스 장관 탄핵안을 표결에 부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우크라 81조원 지원 예산안과 맞물려 극한대결 더 심해질 듯


마요르카스 장관이 실제 탄핵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나, 이를 계기로 공화·민주 양당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원 공화당은 국경통제 강화 정책을 내놓지 않으면 상원에서 가결해 송부한 우크라이나·이스라엘 패키지 지원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지원 예산안은 우크라이나에 610억 달러(81조원), 이스라엘에 140억 달러(18조원), 중국을 억제하려는 목적으로 대만 등 인도 태평양 주변국에 48억 달러(6조원)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상원 통과 후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조국뿐 아니라 동맹국의 안보, 나아가 서방의 민주주의까지 크게 영향을 미칠 이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데 수년, 어쩌면 수십 년 같은 시간이 흘렀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원에서 국경에 관한 정책이 하나라도 넘어오지 않는다면 하원은 하원의 의지를 관철할 것"이라며 대결을 예고한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독대를 요구하고 있다. 존슨 의장은 지난달 하원 의원 60명과 함께 텍사스 이글패스를 방문하는 등 바이든 행정부의 이주민, 국경 관련 정책 수정을 강력 촉구하고 있다. 이글패스는 멕시코 국경지대로 불법 이주민들이 자주 국경을 넘어오는 지역이다.

NBC뉴스는 존슨 의장이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마요르카스 장관 탄핵안 표결 일주일 전에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스칼리스 의원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독대 요청을 거절했다고 한다. 스칼리스 의원은 "양자가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대통령은 만남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이나 국경 문제를 진지하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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