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 데이(2월14일), 행복한 연인들이 초콜릿을 사서 나눠먹고 있지만 초콜릿 가격은 달콤하지 않다. 지구 온난화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초콜릿 주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급등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날 미국 뉴욕의 ICE 코코아 선물(5월물) 가격은 10톤당 5649달러(한화 약 754만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초인 2023년 1월3일 2572달러(약 343만원) 대비 2배 이상 급등한 가격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코코아 생산량 급감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출업체들과 트레이더들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코코아 생산국인 가나의 2023-24 시즌 생산량이 전년도 65만5000톤에서 47만5000~50만톤으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음 시즌 수확량도 부진할 경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CNN도 전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생산국가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등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생산국들이 지난해 심각한 가뭄을 겪으면서 코코아 생산량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특히 올 들어서는 연초부터 내린 폭우로 검은코투리병이라 불리는 전염병이 들어 코코아 작황이 더 안좋아졌다.
허쉬는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6.6% 감소하는 등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미셸 벅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1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코코아가 올해 수익 성장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비용 상승문제로 인력 5% 정도를 감축한다고 밝혔다.
허쉬의 주가도 전날 뉴욕거래소에서 194.84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밸런타인데이 등을 앞두고 주가가 상승했지만 2023년 5월 찍은 52주 최고가(276.88달러) 대비 약 30% 하락한 상태다.
미국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회사인 모건스탠리도 최근 수요 둔화와 코코아 인플레이션 심화를 이유로 허쉬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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