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트럼프 테마주에…달러 싸들고 달려가는 한국인들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 2024.02.14 16:53
자신이 미국 증시 상승 기폭제라는 의미에서 '미치게 만든다(going crazy)'라는 과시성 발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와 관련한 '테마주'들에 '서학 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거 대선 캠프를 지원했던 이력이 있다는 이유에서 미국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주가가 급등하는 등 '트럼프 테마주'들이 관심을 받자 서학개미들도 하나둘 베팅에 나섰다.

다만 '테마주'의 특성상 묻지마 투자 식으로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존재한다는 시각이 만만찮다. 14일 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는 올해 1월1일부터 2월14일까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트럼프 테마주인 펀웨어(PHUN)를 6634만7825달러(885억 8761만원) 어치 매수했다.펀웨어는 2020년 대선 때 트럼프 캠프의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지원했던 '동전주'다.

그런데 올들어 미국 투자 매수액이 높았던 종목 가운데 43위로 대만 반도체 업체 TSMC(6162만7434달러)보다 많다. 펀웨어 매도액은 5875만3630달러로 46위였다. 펀웨어는 지난해 12월만 해도 매수, 매도액 집계 상위 50위 리스트에 이름이 없었다. 펀웨어 주가가 13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0.29달러로 올들어 262.5% 상승하면서 개미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상승폭은 지난해 12월 미국 규제 당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과 오는 4월 반감기 이슈로 인해 급등한 위험자산, '비트코인'의 15배에 달한다.

가상자산 통계분석업체 코인게코 집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올들어 이날 현재까지 17.4% 상승(4만2220→4만9550달러)했다. 이 밖에도 또 다른 트럼프 테마주들인 디지털월드애퀴지션(DWAC)과 럼블(RUM)은 각각 136.1%(17.5→41.32달러), 6.3%(6.49→6.9달러)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대선 주자로 판세를 굳혀가는과정에서 트럼프 관련주들도 폭등한 것이다.


DWAC는 트럼프가 만든 소셜미디어(트루스 소셜) 모기업과 합병을 추진 중이며 럼블은 보수 콘텐츠 공유 플랫폼이라는 이유에서 '트럼프 테마주'로 꼽힌다. 12월1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경선에서 압승했다는소식이 알려지자 PHUN 주가는 당일 450% 넘게 상승했을 정도다. 올들어 미국 뉴욕증시 S&P500이 사상 처음 5000선을 돌파하는 등 뉴욕 증시가 미국 기준금리 동결, 인하 기대 관련 이슈로 급등한 와중에 벌어진 일이기도 하다.

미국 의회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이 올해 재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국 뉴욕증시가 랠리를 펼치는 것이라며 "아이오와주를 보면, 뉴햄프셔주를 보면"이라며 자신이 경선에서 승리한 지역을 열거한 뒤 "그 이후 주식시장은 미쳐가고(going crazy) 있다"고 말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시장 전문가(줄리언 클리모흐코 액설러레이트 파이낸셜 테크놀로지 CEO)를 인용해 트럼프 테마주가 투기적 도구로 변질됐다는 의미에서 "시장이 완전히 미쳤다"며 경계감을 드러내는 보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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