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우크라 81조원 지원 법안 통과…하원 넘기 힘들듯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 2024.02.13 22:29

공화당 하원의장 "하원은 하원 의지 관철할 것"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 6일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미국 상원에서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 등지에 총 953억원 달러(126조원)를 지원하는 패키지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이후 지지부진해진 우크라이나 지원에 숨통이 트이는 것 아니냐는 기대와 함께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하원 문턱을 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원은 찬성 70, 반대 29로 이 예산안을 승인한 뒤 하원에 송부했다. 예산안이 실행되려면 하원에서도 통과돼야 한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조국뿐 아니라 동맹국의 안보, 나아가 서방의 민주주의까지 크게 영향을 미칠 이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데 수년, 어쩌면 수십 년 같은 시간이 흘렀다"고 소감을 밝혔다.

예산안에는 우크라이나에 610억 달러(81조원), 이스라엘에 140억 달러(18조원), 중국을 억제하려는 목적으로 대만 등 인도 태평양 주변국에 48억 달러(6조원)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상원 표결은 동틀 무렵에야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공화당 강경파 의원 8명이 연달아 연단에 나서 6시간 넘게 표결 지연을 위한 연설을 진행했기 때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상원에서 예산안이 통과된 후 엑스에 "미국의 지원으로 우크라이나는 평화에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며 "안보는 물론 더 큰 번영이 미국과 자유 진영을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예산안이 하원을 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하원 의원들은 멕시코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 이주민들을 막기 위한 법안이 같이 상정되지 않은 점을 비판해왔다. 로이터는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이 상원에서 넘어온 예산안을 표결에 부칠지조차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존슨 의장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상원에서 국경에 관한 정책이 하나라도 넘어오지 않는다면 하원은 하원의 의지를 관철할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개전 이후 세계의 시선이 중동에 쏠리면서 우크라이나는 고전에 빠졌다. 지난해 여름 러시아를 향해 개시한 대반격은 전선 고착화로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일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에 550억 달러(73조원)를 지원하는 방안에 합의했으나, 미국의 지원 없이 러시아에 맞서기는 힘들다는 비관론에 우세하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지원이 없다면 점령지 탈환은커녕 현재 전선을 지켜내는 게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최선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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