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경쟁당국은 13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2020년 11월부터 시작된 양사의 기업결합 심사는 주요 14개국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으로부터 승인을 받게됐다.
당초 EU 심사 결과가 합병성사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됐다. EU는 지난해 1월 승인 여부를 발표하려다가 두번에 걸쳐 심사기간을 연장했다. 이 과정에서 양사의 합병에 따른 독과점 우려 해소를 요구하면서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과 바르셀로나·로마·프랑크푸르트·파리 등 4개 도시 노선의 슬롯 반납을 골자로 하는 시정조치안을 EU에 제출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여부를 두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가결 과정에서 사내이사의 돌연 사퇴 등 진통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심사 문턱을 넘으면서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만 남겨놓게 됐다.미국의 심사는 올해 상반기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측은 EU와 일본의 승인 결정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 과제는 EU의 조건부 승인에 따라 아시아나 화물사업 부문 인수자를 찾는 일이다. 화물사업 부문 인수 유력 후보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이 언급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가치는 업계 추산 약 5000억~7000억원으로 부채 약 1조원을 함께 떠안아야 하는 까닭에 매각에 난항을 겪을 거라는 의견도 나온다.
장거리 노선 취항을 준비하는 등 합병 이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 시정조치안에 함께 포함된 유럽 4개 노선의 일부 운수권 및 슬롯은 티웨이 항공이 넘겨받아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 LCC 중 유일하게 유럽에 취항지를 둔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은 다음달 말부터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유럽 노선 전용 기재가 될 A330-200 운항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 공항 직원을 모집하는 등 유럽 노선 확대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EU에 이어 미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날 경우 올해 하반기 중 3년간 이어온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작업이 마무리 수순을 밟는다. 대한항공은 2020년 부채 위기에 빠진 아시아나에 1조8000억원(13억7000만 달러)을 출자해 최대주주에 오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20조원 규모 매출을 내는 글로벌 10위권의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출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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