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치열해진 레이스...매물 케이카 1년 넘게 '주차중'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 2024.02.15 06:08
국내 직영중고차 업체 케이카(K Car) 로고. /사진=케이카 제공
국내 직영중고차 업체 케이카(K Car)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지 1년이 넘었지만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대기업의 인증중고차 시장 진출, 고금리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매력도가 떨어졌다. 자동차 제조사나 렌터카 등 유관 기업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지만 부각되는 곳은 아직 없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카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조476억원, 영업이익은 5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17.9% 증가했지만 매출은 6% 감소했다. 2018년 출범 이후 매출이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 처음 역성장했다.

고금리로 시장이 침체하면서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카는 매출 보다 수익성에 포커스를 뒀다. 회사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은 이커머스(온라인 판매 채널) 소매 판매 대수 비중을 늘렸고 차량 매입 채널을 다변화, 판매 회전율이 높은 차량 위주로 재고 포트폴리오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케이카는 한앤컴퍼니가 2018년 SK엔카사업부의 중고차 오프라인 부문을 2200억원에 매입하고 CJ그룹의 조이렌트카 지분을 500억원에 인수한 뒤 두 회사를 합병해 출범시킨 회사다. 한앤컴퍼니는 2021년 3월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하고 같은 해 10월 코스피에 케이카를 상장했다. 이후 1년 보호예수가 풀리자 같은 해 12월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케이카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업계는 케이카 매각 작업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인수 후보로 꼽혔던 업체들이 중고차 사업에 직접 뛰어든 게 한 이유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말부터 잘 갖춰진 인프라를 바탕으로 인증중고차 영업에 착수했다. 현대차가 기존 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내걸었던 점유율 제한 목표도 올해 4월 2.9%에서 내년 4월 4.1%로 높아진다.


KG모빌리티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사업을 시작한다. GM한국사업장과 르노자동차코리아는 아직 참전을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상황을 살피고 있다. 렌터카업체 중에서는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지난해 말 중고차 시장에 진출했다. 시장 경쟁 심화와 더불어 고금리 장기화로 올해 차량 구매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중고차 시장의 업황 자체가 밝지 않다.

매각가를 놓고 눈높이가 다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앤컴퍼니는 경영 프리미엄을 붙여 케이카의 몸값으로 5000억원 안팎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장에서는 케이카의 몸값이 과대평가됐다고 보는 게 중론이다. 한앤컴퍼니는 주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팔긴 어렵고 인수 후보들은 시장 불확실성에다 높은 인수가, 고용 승계 등을 부담으로 여긴다.

이날 종가 기준 케이카 주가는 1만1910원으로 시가총액은 5738억원이다. 한앤컴퍼니의 지분 가치는 약 4100억원이다. 케이카의 대주주는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100% 출자한 한앤오토서비스홀딩스유한회사로 케이카 지분 72%를 갖고 있다.

대주주가 이미 상장과 배당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 상황이라 서둘러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앤컴퍼니는 케이카 상장 당시 공모가인 2만5000원에 총 1226만여주를 매각하면서 회수한 돈은 약 3065억원으로 케이카 인수가격보다 높다. 구주매출 외에도 2020년 이후 매분기 배당을 실시해 지난해 3분기까지 1000억원 이상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 다른 기업과의 경쟁은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분명 부담"이라며 "매각주관사 선정 이후 매각 과정에서 상황 변화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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