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못 구해요"...애플 '비전 프로' 웃돈 200만원 붙었다

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 2024.02.12 13:06

미국에서만 출시...높은 가격에도 수요 몰려
보통 100만원 안팎, 최대 210만원까지 웃돈

3899달러(약 520만원)인 비전 프로 1TB 모델이 73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중고거래 사이트 캡처

애플의 MR(혼합현실)헤드셋 '비전 프로'가 국내에서 출고가를 훌쩍 웃도는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애플이 처음 시도하는 폼팩터(기기 형태)라는 상징성과 미국 현지에서만 출시됐다는 희소성이 맞물리면서 출고가보다 최대 21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2일 미국에서 출시된 비전 프로는 앞서 2주간 사전예약에서 20만대 이상 판매됐다. 당초 해외 증권사가 예상했던 초기 판매 예상치(6만~8만대)를 2배 이상 웃돌았다. 이는 업계가 예상한 올 한해 판매 전망치인 50만~60만대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비전 프로 출고가는 256GB 모델이 3499달러(약 466만원), 512GB 모델 3699달러(약 493만원), 1TB 모델 3899달러(약 520만원)다. 메타가 지난해 말 출시한 '메타퀘스트3'(499달러)보다 약 7배(최소 사양 기준) 비싸지만, 아이폰 이후 17년 만에 애플의 혁신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출시일조차 공개되지 않은 상태라 국내 기업과 유튜버 등은 비전 프로를 구하기 위해 미국을 직접 방문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국내 기업 '폴라리스오피스'의 한 개발자는 "한국에서 사전예약하고 LA(로스앤젤레스) 애플 스토어를 직접 방문해 비전 프로를 수령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한국에선 정식 루트로 제품을 구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국내 중고거래 사이트에선 비전 프로가 웃돈이 붙은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날 한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비전 프로'를 검색하면 20여개의 구매·판매 글이 게재돼 있다. 해당 글을 종합하면 보통 100만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최대 200만원 이상 웃돈을 얹어 판매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지난 6일 판매글을 게재한 한 회원은 "현재 미국에 있어서 2월14일 이후 한국에서 직거래 가능하다"며 "부피가 커서 (한국에) 한 개만 들고 갈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최초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며, 초기 물량이 얼마 안 남아 빠른 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TB 모델을 730만원에 제시했다. 정가(약 520만원)보다 약 210만원 높은 가격이다.

비전 프로를 구매와 동시 다시 판매하는 이유는 희소성을 이용한 시세 차액을 노리기 위해서다. 구하기 어려운 전자기기의 경우 재테크를 목적으로 한 리셀 사례가 잦다.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리셀러'들까지 있을 정도다. 삼성은 폴더블폰 신제품마다 명품 브랜드와 협업한 한정판 에디션을 출시하는데, 톰브라운 에디션의 경우 정가보다 200만원 비싼 가격에 판매되기도 했다.

아울러 과도한 되팔이가 건전한 시장 질서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재테크를 목적으로 한 사람들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정작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수요자들은 구매 경쟁에 밀려 제품을 구하지 못하자 울며 겨자 먹기로 웃돈을 주고서라도 리셀러들에게 제품을 사야 하는 일이 벌어진다.

전자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원래 전자기기 리셀은 한정판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성행했는데, 이제는 구하기 어려운 일반 제품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희소성 있는 스마트 기기가 돈이 된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돈을 벌 목적으로 한 구매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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