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부동산 개발처 살리기 위해 이복현 생각하는 카드는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방윤영 기자 | 2024.02.12 08:23
금융감독원 전경/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경제 위기 뇌관으로 꼽힌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사업장 정리와 충당금 적립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고 정상 사업장에 적극 투자하라는 취지다. 다만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증권사들은 당국이 원하는 충당금 적립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애매하다며 눈치를 보고 있다.


금융사들 불러 연일 부실 관리 강조한 금감원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6일 오후 22개 금융사의 리스크 담당 임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 측은 부동산PF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고 충당금을 충분히 쌓는 등 리스크 관리에 힘써달라는 원론적인 주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사들은 부실 사업장 정리에 공감하면서도 정상 사업장에는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간담회는 미리 예정된 일정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이복현 금감원장이 업무계획에서 해당 내용을 강조한 지 겨우 하루 뒤라, 그만큼 금감원이 이 문제를 중요시 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이 부동산PF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충당금을 적립했지만 아직 위기 관리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것이 당국의 시각이다.

이 원장은 "우리 경제의 뇌관인 부동산 PF에 면밀한 사업장 평가 등을 통해 위험 요인을 철저히 점검해, 구조조정과 재구조화가 속도감 있게 추진되도록 유도하겠다"고 지난 5일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부터는 고객의 이익을 외면하고 정당한 손실 인식을 미루는 등 그릇된 결정을 내리거나 금융회사로서의 당연한 책임을 회피하는 회사에는 시장에서의 퇴출도 불사하겠다는 원칙하에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에서 열린 2024년도 금융감독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2024.2.5/사진=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눈치보는 증권가…"부실 정리해 괜찮은 사업장 투자해야"


증권사들은 충당금을 어느 정도로 쌓아야 할 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쌓은 충당금으로 실적 부진이 나타나고 있어 충당금을 무작정 많이 쌓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증권가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4분기 지배순손실은 약 1600억원으로 분석되는데, 4분기에 900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영향이 있다.

그렇다고 기업의 충당금 적립 문제에 당국이 세세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도 어려워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고민이다. 특히 채권형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랩·신탁) 불건전 운용 증권사들에 대한 제재를 앞두고 있는 등 당국 관련 이슈가 많은 상황이라 더 눈치를 보고 있다.

당국은 실무진 판단 하에 충당금 적립이 부족해 보이는 금융회사들과 소통하며 위험을 관리 중이다. 당국 역시 단순히 부실 관리를 위해 금융사를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후에 부동산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건전한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부실화된 (PF) 사업장이 분명 있는데 계속 만기를 연장해 가며 정상으로 분류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며 "부실한 사업장을 빨리 정리하자고 하는 이유는 거기서 생기는 여윳돈으로 괜찮은 사업장에 빨리 투자를 해서, 될 사업장은 끌고 가자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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