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북경협' 합의서 일방 폐기…'적대 구도' 의도적 강화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 2024.02.08 09:55

[the300] '교전 중인 두 국가' 선언 후속조치,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도 폐지

북한이 지난 7일 최고인민회의 전원회의를 열고 '남북 경제협력' 관련 법안 등을 일방 폐기했다. 사진은 지난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대남기구를 모두 정리한다며 보도한 사진. 회의에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민족경제협력국, 금강산국제관광국 기구를 폐지하는 결정이 나왔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공화국의 부흥발전과 인민들의 복리증진을 위한 당면과업에 대하여'라는 시정연설을 통해 헌법 개정과 전통적 남북관계의 단절을 선언했다. / 사진=뉴스1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전원회의를 열고 '남북 경제협력' 관련 법안을 일방 폐기했다.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헌법상 최고 주권기관으로 입법권을 지니며 우리나라 국회에 해당하는 기구다. 남북관계를 '전쟁 중인 두 교전국가 관계'로 규정한 북한이 적대 구도를 한층 강화하는 모양새다.

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7일 최고인민회의가 상임위원회 제30차 전원회의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북남경제협력법,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과 그 시행규정들, 북남경제협력관련합의서들 폐지를 전원일치로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남북경제협력법은 2005년 채택된 법안으로 남북 간 경제협력 관련 전반적인 사안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번 법안 폐지로 경제협력을 위한 별도의 절차가 모두 사라졌다.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은 2011년 우리나라나 외국 기업·개인이 금강산 지구에 투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법안 폐지는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적인 두 관계', '전쟁 중인 두 교전국가 관계'로 규정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최고인민회의에서도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해야 한다"며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라"고 했다.

그 후속 조치로 지난달 13일 남북 교류를 담당하는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민족화해협의회, 단군민족통일협의회 등을 폐지했다. 이틀 뒤인 15일에도 최고인민회의에선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금강산국제관광국을 폐지했다. 여기에 이날 관련 법안까지 모두 일방 폐기했다.

이날 회의는 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사회를 보고 강윤석·김호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고길선 서기장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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