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자존심 세워준 반도체 설계회사, 주가 40% 뛰었는데 독?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4.02.07 13:32

작년 4분기 소프트뱅크 순이익 3조3400억원 추정,
암 주가 급등으로 순자산가치↑… "고평가" 지적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뉴스1 사진DB
손정의 회장의 투자그룹 소프트뱅크가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의 상장에 힘입어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뉴욕 증시에 상장한 이래 암의 주가가 40% 뛰면서 손 회장이 중시 여기는 지표인 소프트뱅크의 순자산가치(NAV)가 급등한 것. 소프트뱅크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자체도 여러 분기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7일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5명의 어닝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12월말까지 3개월 동안 3730억엔(약 3조34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티모바일 USA의 지분 가치 상승과 비전 펀드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스타트업의 가치 상승 덕분이다. 아스트리스 어드바이저리에 따르면 비전 펀드는 2021년 6월 이후 최대인 1100억엔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손정의 회장이 아끼는 암 홀딩스는 지난해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주가가 40% 이상 뛰었다. 암의 주식 가치는 회계상 소프트뱅크의 순이익으로 잡히지 않지만, 손 회장이 투자 회사의 건전성 지표로 선호하는 소프트뱅크의 순자산가치에 포함된다.

암 덕분에 소프트뱅크의 자산가치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인 1210억달러를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분기 반도체 설계업체인 암 주가는 1주당 77.47달러로 치솟아 기업가치가 790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대해 커크 부드리 아스트리스 어드바이저리 연구원은 "순자산가치가 늘어서 좋고 특히 AI(인공지능)가 (암의) 가치를 창출해 AI 스토리와 연결된다는 점이 또 좋다"고 말했다.

암의 주가 상승은 이 회사가 AI 칩을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 기인했다. 최근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AI 수혜를 입는 칩 제조사들 중심으로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3배 오르며 기업가치가 1조달러로 부상했다.


소프트뱅크의 자산가치 중 암의 비중이 커지면서 알리바바그룹은 차순위로 밀렸다. 소프트뱅크는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자 중국 투자 의존도를 낮추고 수개월째 중국 투자를 중단했다.

그렇다고 손 회장의 비전펀드가 보유한 수백 개의 스타트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회의론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외부 투자자 없이 손 회장과 소프트뱅크 법인이 투자한 비전펀드2호는 스타트업 업계 혹한기를 맞으면서 손실을 보고 있다. 소프트뱅크 자체 주가는 이 여파로 2021년의 정점 대비 35% 빠졌다. 순자산가치 대비 50% 수준의 주가다.

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것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아스트리스 어드바이저리의 부드리 연구원은 "암 주가가 70달러 이상인 것은 과대 평가 상태"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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