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세 김영옥 "존엄사 허용됐으면…피폐하게 살아가는 건 삶 아냐"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4.02.07 06:30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배우 김영옥(87)이 존엄사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지난 6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67년간 200여 편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대한민국 현역 최고령 배우로 활약 중인 김영옥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영옥은 "일 중독인 것 같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김영옥은 휴식기에도 편히 쉬는 게 힘들다고 했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이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김영옥은 사전에 진행한 '문장 완성 검사' 내용을 공개했다.

오은영 박사는 "선생님이 '어리석게도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몸을 못 쓰게 될 정도로 건강이 나빠지는 것', '다른 친구들이 모르는 나만의 두려움은 건강을 잃고 내 의지대로 살 수 없을 때', '언젠가 나는 자식들 짐 안 되게 가게 해주세요', '나의 야망은 건강하게 살다가 건강하게 아픔 없이 순간 가는 것'이라고 쓰셨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그렇지만 선생님 연세도 있으시니까 건강, 삶의 마무리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되지 않겠나"라며 언제부터 삶의 마무리를 생각하게 됐는지 물었다.

김영옥은 "어느 날 샤워를 하다가 서서 발을 비비다가 미끄러져 넘어졌다. 뼈가 다 부러진 줄 알았다. 움직일 수가 없더라. 기어 나올 수도 없더라"라며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했던 과거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나을 것 같지 않다는 절망감이 들었다. 그때 만감이 교차했다"고 당시 마음을 고백했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그는 "'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있겠어'라는 생각도 한다. 예전과는 달라진 몸 상태에 '병이 오나. 자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할 때도 있다. 감기에 걸려도 아무 걱정 없던 젊은 시절과 달리 지금은 감기가 큰일로 번질까 괴롭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신 있을 때 남의 손을 빌릴 수밖에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싶다. 죽어도 요양원 가기 싫지만 죽어도 못 간다는 게 어딨나. 가족에게 피해가 돼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집에서 자다가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김영옥은 "우리나라에서도 존엄사가 허용됐으면 좋겠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건강을 잃은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존엄사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아무리 나이 먹어서도 생산적으로 살 수 있다면 나이 많은 대로의 가치가 있는데 그렇지 않고 가족에게 짐이 되는 것뿐 아니라, 피폐하게 드러누워 살아가는 건 삶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어디까지 허용될지, 존엄사 문제를 진지하게 다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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