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11시45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SK텔레콤은 전일 대비 100원(0.2%) 오른 5만500원에 거래됐다. KT와 LG유플러스는 약보합세를 유지 중이다.
저평가 종목들이 강세를 나타내는 장세에서도 통신3사의 부진한 주가 흐름은 이어졌다. 지난달 17일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저평가 종목들의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보험, 은행, 유통, 자동차 등 전통적 저평가 종목 대부분은 주가가 급등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지난달 17일 이후 지난 5일까지 2.02% 상승에 그쳤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6.12%)만 못했다. LG유플러스도 이 기간 6.12% 상승으로 부진했다. KT가 14.11%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이 역시 다른 저평가주 대비 낮은 수익률이다.
통신3사는 국내 증시에서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으로 꼽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각사 PBR는 SK텔레콤 0.97배, KT 0.59배, LG유플러스 0.55배로 모두 1배 미만이다. 매년 꾸준히 돈은 잘 벌지만 성숙산업의 특성상 이익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 때문에 주가는 언제나 할인 받아왔다.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를 목표로하는 저PBR 종목의 대표격이 통신주다.
정부 정책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통신주 주가가 부진한 원인에 대해 증권가에선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정부의 증시 부양책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통신 규제, 실적 악화, 제4이동통신사 진입,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 등 통신사에 악재로 작용할 만한 이슈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정부가 민생 대책의 일환으로 통신요금 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고 단통법 폐지마저 거론되며 통신사들의 부담은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통신요금 인하나 과도한 단말기 보조금 경쟁은 통신사의 매출감소와 비용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적 부진은 통신사의 가장 큰 투자 매력인 배당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부각될 이슈로 보면 통신주에 긍정적인 뉴스는 많지 않다"며 "통신사 실적 흐름과 배당 성향을 감안할 때 내년까지도 DPS(주당배당금) 정체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스테이지엑스가 전국망 28Ghz(기가헤르츠)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으로 선정되면서 통신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진다. 기존 통신3사에 이은 제4이통사의 등장으로 경쟁 강도는 이전보다 높아질 게 분명하다. 유영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제4이통사의 등장은 기존 통신사 입장에서 기대보다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제4이통사가 기존 통신사의 사업 영역에 침투하고 6G(6세대 이동통신) 경쟁에도 참여한다면 장기적으론 리스크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과도한 기대감은 낮추고 저평가 혹은 배당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통신주 역시 투자할만 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3사 중에서는 KT가 저PBR주 컨셉에 가장 부합한다"며 "KT의 올해 예상 PBR는 0.53배에 불과하고 탄탄한 비통신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가장 안정적인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SK텔레콤을 최선호주로 추천하면서 5만원대 이하에서는 적극 매수할 것을 권했다. 김홍식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연간 9%에 달하는 주주환원 수익률이 보장돼 있고 연말 이후엔 대세 상승기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순 PBR 지표보다는 실질 주주이익환원 비율과 증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