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호주 작가 '사형' 선고에 호주 "분노"…갈등 고조되나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 2024.02.06 14:19
중국계 호주작가 양헝쥔과 그의 아내. /AP=뉴시스
호주 정부가 중국계 호주 작가 양헝쥔에게 내려진 사형선고와 관련해 "분노한다"며 양의 석방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각 현지시간) 중국 법원은 양헝쥔(58)에 대해 간첩 혐의로 사형 및 집행유예 2년, 재산몰수를 선고했다. 집행유예 2년 동안 반성 여부나 태도 등에 따라 무기징역 등으로 감형될 수 있다.

호주 정부는 이날 샤오첸 주호주 중국 대사를 소환해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서니 앨버니즈 총리는 6일 기자들을 만나 "중국을 향해 실망, 절망, 좌절감을 전달했지만 간단히 말하면 분노"라며 "직접적이고 명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양에 대해 매우 가혹한 선고"라며 "모든 수준에서 계속해서 항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양은 중국계 호주인으로, 과거 중국 외교부 등에서 일하다 호주로 이주해 2002년 호주 시민이 됐다. 양은 호주에 머물며 스파이 소설을 쓰거나 중국 민주화를 지지하는 정치 평론가로 일해왔다.

중국 정부는 양의 중국 민주화 촉구 평론 등을 문제 삼아왔다. 지난 2019년 1월 양이 아내와 함께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 양은 이후 판결 없이 5년 넘게 구금된 상태였다.


이번 선고로 회복 중이던 호주와 중국 사이 관계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는 이 같은 선고로 양국이 그동안 이어져 온 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간의 갈등은 2018년 호주가 중국 통신 기업 화웨이를 규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중국은 호주의 대표적인 수출품인 와인, 소고기 등에 대한 관세를 높게 부과하고 석탄 수입을 중단하는 등 무역 갈등은 더 심화했다. 이후 2022년 호주 정권이 교체되면서 양국 관계는 전환점을 맞았고 지난해 11월 앨버니즈 총리의 베이징 방문 이후 관계 개선에도 속도가 붙었다.

한편 간첩 혐의로 3년 넘게 구금됐던 중국계 호주 언론인 청레이(48)는 지난해 10월 석방됐다. 당시 외신들은 청의 석방이 중국과 호주 간 외교 관계 해빙의 주요 신호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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