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중요한 승리"…외신도 주목한 '이재용 무죄' 판결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4.02.05 21:17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와 관련해 "합병의 주 목적이 이 회장의 승계만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히며, 이 회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으며,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살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번 무죄는 검찰이 2020년 9월1일 이 회장을 기소한 지 1천252일, 약 3년5개월 만이다. /사진=임한별(머니S)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관련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자, 외신은 이 회장이 "중요한 승리를 거뒀다"며 이번 판결이 삼성전자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2015년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삼성물산의 가치를 낮춰 제일모직에 합병되도록 개입,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지 3년 5개월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회장의 무죄 소식을 전하며 "이 억만장자는 신구 라이벌의 위협 속 대기업을 계속 이끌 수 있게 됐다"며 "이번 무죄 판결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스마트폰 분야의 애플, 인공지능(AI) 분야의 SK하이닉스 등의 거센 도전으로 어려움을 겪는 세계 최대 메모리칩 및 디스플레이 제조사(삼성)의 부담이 덜어졌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이 놀라운 결정으로 한국의 저명한 사업가 중 1명을 수년간 괴롭혀온 징역형 위협이 마침내 사라지게 됐다"라고도 전했다. 또 삼성전자가 앞서 4분기 연속 이익 감소를 기록했다는 것을 언급하며 "이번 판결은 글로벌 스마트폰 및 메모리 칩 침체에서 탈출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업(삼성전자)에 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CNN도 이번 판결이 삼성이 매출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며 "삼성이 안도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고, AFP통신은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를 인용해 "이 회장에 대한 무죄 판결은 삼성전자가 장기 투자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외신은 이번 판결을 "재벌에 유리한 판결"이라고 평가하며 한국 시장의 공정성과 사법부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대기업들은 여전히 창업주 일가가 소유하고 지배하고 있고, 대중은 이들과 관련된 수많은 스캔들에 대한 분노와 그들이 경제적 성공에 많은 책임이 있다는 인식 사이에서 오랫동안 고민했다"며 재벌에 대한 한국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을 전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박주근 기업연구그룹 리더스인덱스 대표를 인용해 "이번 판결로 이 회장은 법적 위험에서 벗어나겠지만, 국가의 경제 정의에 대해서는 할 말을 잃게 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박상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인용해 "이번 판결은 한국 법체계와 자본시장의 건전성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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