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에코프로의 50분의 1, 싸다"…가치투자 대가들의 조언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 2024.02.06 05:39

[MT리포트]유니셔티브, 한국증시 레벨업 사다리 놓다⑤

편집자주 |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에 'Yoonitiative(윤석열 대통령+이니셔티브)' 용어가 등장했다. 정부가 국내 상장사들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노력에 본격 착수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가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배당과 자사주 제도개선 등 주주친화정책이 확대되면 투자저변을 넓히기 위한 기존 정책과 새로운 시너지가 기대된다. 유니셔티브가 코스피 3000시대의 사다리가 될 지 세계가 주목한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가치주, 아직도 에코프로의 50분의 1 가격이다."

최근 시작된 '저PBR' 장세를 바라본 가치투자의 대가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의 분석이다. 김 대표는 대학생 때부터 25년이 넘도록 K-주식에 투자한 스타 펀드매니저다. 시장이 외면하던 우량 저평가 기업을 찾는 이른바 '가치투자'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여전히 저평가 가치주들의 주가는 싼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우량 지주사들은 시장의 외면을 받았지만 그간 계속해서 막대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꾸준한 배당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니셔티브'로 인해 드디어 이런 기업들이 빛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 증시는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 대비해서 가장 저평가돼 있었고 이번 정책 발표로 당연한 정상화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며 "실제로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 0.2배, 0.3배였던 기업들이 지금까지 각각 0.3배, 0.4배가 되는 등 많이 오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기업가치 100배 넘게 평가받던 성장주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주주환원을 제대로 하는 저평가 기업들로 시장의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사진=뉴스1 제공

김 대표뿐 아니라 1세대 가치투자 대가들도 지주, 금융 등 가치주들의 재평가가 시작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면 기업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주주환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가치투자 대가'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꾸준한 실적을 내면서 PBR이 낮은 기업들을 찾아 투자기회를 노리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낮은 PBR에 지속적인 성장과 자사주 소각, 배당 등을 통한 주주환원이 꾸준히 이뤄지는 기업들을 진정한 저평가 가치주라고 봤다.

이 의장은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촉매제가 돼 이번 가치주 장세가 만들어졌다"며 "안정적인 수익과 자산 가치를 가진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가치 평가 지표들뿐 아니라 지속 성장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지 여부도 이들의 상승세를 뒷받침해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PBR이 낮다는 것만 고려해 투자에 나서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PBR이 낮다는 건 이익 대비 자본 규모가 커 향후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걸 뜻하기도 하지만 기업이 그만큼의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 의장은 "단순히 PBR이 낮다는 것만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면서 "아직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 실행방안이 안 나왔기에 기업가치를 제고하려는 기업들의 의지와 거버넌스를 먼저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지주, 금융, 자동차주들은 저PBR 상승 랠리 덕분에 주가가 많이 올라갔다. 그만큼 PBR도 높아졌다. 5일 기준 관련 기업들의 PBR은 △현대차 0.71배 △기아 0.9배 △KB금융 0.78배 △하나금융지주 0.66배 △삼성생명 0.72배 △삼성물산 0.78배 △SK 0.66배 △LS 0.48배 등이다.

신영자산운용을 이끄는 1세대 가치투자자인 허남권 대표는 너무 빠른 시간 내 현재 저PBR주들이 과열된 양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 정책 효과로 가치주들의 상승 랠리는 향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가치주 '옥석 가리기'를 하라고 조언했다.

허 대표는 "현재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변화된 건 아니고 시장의 평가가 달라진 것 뿐"이라며 "자사수 비중이 높은 지주사의 경우 현재 가치의 30~40%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건 여전하다"고 했다.

이어 "상당히 저평가 돼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며 "한국 주식 시장 자체가 업그레이드(개선)될 가능성이 높으니 적절히 분산투자를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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