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서정원 中 대표팀 감독 후보 배제, "슈퍼리그 현직 외국 지도자 제외" 협회 전격 결정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 2024.02.05 13:42
최강희(왼쪽)-서정원 감독. /사진=각 구단 SNS 갈무리
충격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무득점 탈락 속에 사령탑 교체에 나선 중국. 일각에서 나오던 한국인 지도자 영입은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5일 "중국축구협회(CFA)는 2월 초 전문가 집단을 소집해 감독 선임에 나설 예정이다"며 "CFA는 감독 후보군을 대상으로 연락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A조에 속해 조별리그 3경기에서 2무 1패 승점 2, 0골 1실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올렸다. 이로써 중국은 2011년 대회 이후 처음으로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득점과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건 사상 최초였다.

심지어 개최국 카타르와 마지막 경기(23일)에서는 대회 최고 스타 중 하나인 아크람 아피프와 베테랑 미드필더 알 하이도스(이상 알 사드) 등 주전들을 스타팅에서 빼고 2군급 선수를 내세운 상대를 만나고도 0-1로 패배했다.

전반전 수 차례 기회를 잡고도 형편 없는 결정력을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 결국 후반 들어 카타르가 주전 선수들을 투입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은 수세에 몰렸고, 후반 21분 알 하이도스의 중거리슛이 골망을 흔들면서 카타르가 리드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마지막까지 공격에 나섰으나 결국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결국 3경기 0골이라는 처참한 결과를 냈다.

얼굴을 감싸쥔 중국 선수. /AFPBBNews=뉴스1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 /AFPBBNews=뉴스1
이에 알렉산다르 얀코비치(52) 대표팀 감독에 대한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중국 시나스포츠와 소후닷컴 등에는 "감독을 당장 교체해야 한다", "중국 대표팀은 바다에 뛰어들어야 할 것"이라는 등 날 선 댓글들이 달렸다.

그러나 얀코비치 감독은 항변에 나섰다. 카타르전 후 AFC 공식 채널과 인터뷰에서 그는 "중국은 세 경기에서 많은 기회를 놓쳤다. 득점이 없으면 발전을 기대할 수가 없다. 중국은 현재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없다. 다른 경기 결과에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세트피스, 역습, 인플레이 공격 등 모든 순간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득점은 없었다. 운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얀코비치 감독은 지휘봉을 놓을 것이 유력하다. 시나스포츠는 "얀코비치의 경질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진 않았지만 CFA는 감독 선정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CFA는 얀코비치 감독과 협의를 거쳤고, 얀코비치는 카타르에서 선수들과 중국으로 넘어오는 대신 고향인 세르비아 베오그라드행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한다.

앞서 중국 현지에서는 몇몇 감독 후보군의 이름이 오르내린 가운데, 현재 중국 슈퍼리그에서 활약 중인 한국 지도자의 이름도 나왔다. 대표적으로 최강희(65) 산둥 타이산 감독이 있다. 시나스포츠는 중국의 탈락이 확정된 후 "만약 얀코비치 감독이 물러날 경우 새 사령탑은 중국 슈퍼리그 감독 중 한 명이 될 것이다. 최강희도 후보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최 감독은 중국 슈퍼리그에서 많은 지도 경험이 있다. 지난 시즌에도 산둥에서 놀라운 성과를 냈다. 그의 지도 하에 공격은 활기를 되찾았고, 젊은 선수들도 발전했다. AFC 챔피언스 리그의 활약은 최 감독의 능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최강희 감독. /사진=뉴시스
최 감독은 이미 중국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지난 2005년부터 2018년까지 K리그1 전북 현대의 사령탑을 맡았던 최 감독은 2016년 AFC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며 아시아의 명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성과를 앞세워 최 감독은 텐진 취안젠(2018~2019년), 다렌 이팡(2019년), 상하이 선화(2019~2021년) 등 중국 여러 클럽에서 감독직을 맡았다. 상하이 선화 시절에는 중국 FA컵 정상에도 올랐다.

잠시 휴식기를 가진 최 감독은 지난해 5월 산둥 타이산의 감독직에 올랐다. 부임 당시만 해도 16개 팀 중 11위(승점 7점)에 머물러 있던 산둥은 결국 승점 58점(16승 4패 10무)으로 2위까지 올랐다. 또한 FA컵 준우승을 거뒀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국가대표팀 감독 경험도 있다. 최 감독은 지난 2011년 12월 경질된 조광래 감독을 대신해 한국 A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이후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뒤 2013년 6월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매체는 "많은 팬들이 온라인을 통해 '최강희가 얀코비치 후임으로 대표팀 감독을 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최 감독은 국가대표 사령탑 자격이 있고, 중국과 세계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말했다.

서정원 청두 룽청 감독. /사진=청두 룽청 공식 SNS
이외에도 서정원(54) 청두 룽청 감독도 후보에 올랐다. 지난 2013년부터 K리그1 수원 삼성 블루윙즈 감독을 역임했던 서 감독은 지난 2021년부터 청두 사령탑에 올랐다. 첫 시즌부터 팀의 슈퍼리그 승격을 이끌었고, 지난해에도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3시즌 동안 중국리그에서 활약하며 중국 스타일을 파악하고 있다.

다만 시나스포츠에 따르면 CFA는 현재 중국리그에서 활약 중인 외국인 지도자는 후보군에서 제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매체는 "최강희, 서정원 감독의 상황을 고려한 부분도 있지만, 리그 구석구석을 사냥하듯 하는 관행도 비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시즌을 앞두고 사령탑을 빼가게 된다면 구단의 시즌 플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브란코 이반코비치(70)가 유력하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이란과 오만 대표팀 감독을 역임하는 등 아시아 국가의 대표팀을 지휘한 경험이 있다. 여기에 2009년에는 산둥 감독도 맡아 중국 축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이에 중국 매체들은 "이반코비치가 가장 적합한 인물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3 AFC 아시안컵에서 오만 대표팀을 지휘한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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