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비관의 시대에 가져보는 희망

머니투데이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2024.02.05 02:05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우리 사회는 비판에 능숙하다. 어떤 일이 생기면 원인을 분석하고 누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섭게 파고든다. 대부분 일에 대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비판하는 데 진심이다. 미래에 대한 낙관주의는 사라진 지 오래고 그 자리를 비관과 부정의 심리가 자리잡았다. 학력수준과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이런 경향이 더욱 강하다. 우리나라에서 지식인의 사명은 비전과 대안의 제시가 아닌 비판과 비난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무너지고 꿈도 희망도 없는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놀라운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건강을 해치는 원흉으로 간주하던 한국의 라면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고 김 수출이 연간 1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한 전문가도 없었다. 부정적인 시각을 뒤로하고 묵묵히 새로운 길을 개척한 사람들의 노력이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가공식품도 아닌 딸기의 수출은 더욱 놀랍다.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에서 한국산 딸기는 탁월한 품질과 맛을 앞세워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딸기의 전통적 강자인 충남을 제치고 경남이 최고의 생산량을 기록 중이며 경북, 강원 등 이전까지 딸기를 생산하지 않던 지역들도 급격히 딸기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다. 신품종 개발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하다. 충남에서 개발한 설향이 가장 잘 알려졌지만 경남에서 개발한 금실은 수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며 경북에서 개발한 비타킹, 알타킹 등이 새로 등장했다. 재배, 포장, 유통 등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새롭게 진입하는 청년농가도 조금씩 증가한다.


인구소멸 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으로 알려진 경북 의성군은 최근 딸기농사를 시작한 청년이 조금씩 증가해 40가구에 이른다. 1년 과정으로 운영되는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더불어 최장 3년간 제공되는 스마트팜 임대, 그리고 최대 4억원에 이르는 창업비용 지원 등이 이뤄지면서 만들어진 결과다. 투입된 예산 등 숫자만을 놓고 보면 여러 가지 비판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도전과 긍정의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무너져가는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희망의 단초가 만들어진 것이다.

경제가 발전하고 사회가 선진화하면서 도전을 통한 성취보다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더욱 크게 생각하는 경향을 띠게 됐다. 실패에 대한 비난과 비판은 매서워졌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역사는 부정적 인식과 비판에 맞선 무모해 보이는 시도의 연속이었다. 수출주도 경제성장 전략으로 시작해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주력산업은 대부분 합리적 계산과 판단으로서는 선택할 수 없었던 시도의 결과물인 것이다. 인구감소와 고령화, 중국의 경쟁력 강화, 혼란스러워지는 국제질서 등 우리 주변을 둘러싼 대부분 상황은 부정적이고 암담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면서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결과를 날 선 비판보다 희망과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우리의 미래는 좋은 쪽으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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