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바다 위 SMR' 박차…빌 게이츠의 테라파워와 동맹 강화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24.02.04 15:37

(종합)

HD현대가 '부유식 SMR(소형모듈원자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설립한 SMR 기업인 '테라파워'와 동맹도 강화하는 중이다.

4일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미국의 테라파워·서던컴퍼니, 영국의 코어파워와 함께 미국 워싱턴주에서 용융염(熔融鹽) 원자로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 교류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용융염 원자로는 냉각재로 물이 아니라 염(salt)을 이용하는 4세대 원자로 방식이다.

HD현대는 용융염 원자로에 대해 "안전하고 효율이 높아 해상 원자력 발전에 최적"이라고 평가했다.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부유식 SMR'의 발전 방식으로 용융염을 유력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SMR은 전기출력 300메가와트(㎿e) 이하급의 원자로로, 중대사고 확률이 10억년에 1회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육지가 아니라 바다 위에 띄우는 게 '부유식 SMR'이다.

세계 1위 조선소를 보유한 HD현대는 '부유식 SMR'을 통해 미래 에너지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부유식 SMR'의 경우 부지 선정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거친 파도와 쓰나미에도 안정적으로 떠 있을 수 있는 기술력만 있다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력을 만들어내는 게 가능하다.

HD현대는 육지 가까이 '부유식 SMR'을 접안 시키고, 인근에 방파제를 설치해 안정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월 이같은 내용을 담은 SMR 기반 발전선의 구체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최초 공개했다. 이 설계는 최근 ABS로부터 개념승인(AIP)을 획득했다.


HD현대는 테라파워 등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해상 원자력 시장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는 2022년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오는 3월부터 테라파워에 SMR 연구개발팀을 파견한다. 이를 통해 해상부유식 원자력 발전선(FNPP) 등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FNPP는 바다 위에 SMR을 탑재한 발전선을 띄우는 것을 의미한다.

HD현대는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 글로벌 주요 선급(ABS·LR) 등과 함께 해상 원자로 적용을 위한 제도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IAEA 오스트리아 비엔나 본부에서 FNPP 도입을 위한 포럼이 최초로 개최됐을 때는 박상민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상무가 패널토론에 참석해 국제 제도 정비를 위한 워킹그룹 마련을 촉구했다. IAEA 포럼 현장에서는 인도네시아 정부 등이 HD한국조선해양의 '부유식 SMR'에 러브콜을 보냈던 것으로 파악된다.

HD현대 관계자는 "미래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연구개발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과 원자력 모두 강점을 가진 거의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이기에, '부유식 SMR' 및 FNPP 시장에서 우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스트 클릭

  1. 1 항문 가려워 '벅벅'…비누로 깨끗이 씻었는데 '반전'
  2. 2 연예인 망신주기?…"꽃게값 억대 미지급" 수산업자에 김수미, 1심 승소
  3. 3 "내 딸 어디에" 무너진 학교에서 통곡…중국 공포로 몰아넣은 '그날'[뉴스속오늘]
  4. 4 심정지 여성 구하고 홀연히 떠난 남성…알고 보니 소방관이었다
  5. 5 여고생과 성인남성 둘 모텔에…70대 업주, 방키 그냥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