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진출하는 AC, 후속투자 확대 기대..."보육 역할 축소" 우려도

머니투데이 남미래 기자 | 2024.02.02 17:30
초기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AC)들이 잇따라 벤처캐피탈(VC)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있다. 지난해 말 VC를 겸영하는 AC에 대한 이중규제를 완화한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 개정안이 시행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초기 스타트업의 후속투자를 늘려 스케일업을 지원할 수 있다는 긍정적 기대와 함께 AC 본연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풍벤처스는 VC 신규 등록을 마쳤다. 앞서 퓨처플레이가 AC 최초로 VC 라이선스를 획득했고 뒤이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자회사인 에트리홀딩스가 VC 등록을 완료했다.

AC의 VC 라이선스 획득은 지난해 말 시행된 벤처투자법 개정안의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기존 벤처투자법은 VC 라이선스를 획득하더라도 AC는 전체 투자금의 40% 이상을 초기 창업기업(3년 미만)에 투자해야 했다.

지난해 말 시행된 개정안은 VC를 겸영하는 AC의 투자 의무비율을 20%로 낮춘 것을 골자로 한다. 다만, 초기 창업기업에 40% 이상 투자하는 투자조합을 1개 이상 보유하도록 했다.

이에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후속투자가 보다 수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AC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투자한 기업의 업력이 3년이 지나면 투자 의무비율에 걸려 후속투자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 데스밸리(창업 후 자금부족 등으로 위기를 겪는 시기)에 있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AC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초기 딥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최근 좋은 기술을 가진 초기 딥테크 기업의 경우 시드투자부터 시리즈A에 준하는 투자금이나 기업가치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기업을 발굴하고 규모 있는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 투자도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창업 3년 이내인 해외기업에 투자해도 AC의 투자 의무비율(40%)에 포함되지 않았다. 기후테크 등 임팩트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소풍벤처스의 한상엽 대표는 "기후 문제는 국내가 아니라 글로벌 문제"라며 "그동안 해외 투자를 조금씩 늘려오고 있었는데 VC 라이선스를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AC 본연의 역할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AC는 투자 목적이 강한 VC와 달리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기업의 경영, 사업 확장 등 성장 촉진에 중점을 둔다. 때문에 유망한 초기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AC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한 AC 업계 관계자는 "듀얼 라이선스를 가진 AC는 초기 창업기업에 40% 이상 투자하는 펀드를 1개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며 "펀드 결성이나 투자의 자유도가 높은 VC 역할을 늘리다 보면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역할이 이전보다 소홀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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