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돈 받고 나가면 춥다"…퇴직금 줄자 은행 희망퇴직자 '뚝'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 2024.02.01 15:30
국내 5대 은행에서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1868명이 은행을 떠났다. 1년 전에 비해 희망퇴직금이 감소하면서 은행을 떠난 인원이 16% 줄었다. 퇴직자 수가 줄면서 신규 채용 규모도 축소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우리은행은 전날 희망 퇴직자들의 퇴사를 진행했다. 하나은행에서는 지난해 상반기(279명)보다 53명 줄어든 226명이 은행을 떠났다. 우리은행은 13명 늘어난 362명이 퇴직했다. 다만 퇴직 대상자 중 실제 퇴직자 비율은 올해가 더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NH농협) 중 가장 먼저 희망퇴직을 진행한 농협은행에서도 전년(493명)보다 121명 감소한 372명이 짐을 쌌다. 이어 희망퇴직을 완료한 신한·국민은행도 각각 전년보다 154명, 39명 줄어든 234명, 674명이 은행을 떠났다. 이에 5대 은행의 올 상반기 희망퇴직자는 지난해 동기(2222명)보다 354명 감소한 1856명으로 집계됐다.

대형은행의 희망퇴직자가 줄어든 것은 퇴직금 조건이 전년보다 나빠졌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특별 퇴직금으로 만 56세 직원에게 28개월 치 월급을, 일반직원에게 20개월 치를 지급했다. 지난해에는 56세 직원에게 28개월 치, 일반직원에게 20~39개월 치를 제공한 바 있다.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3~35개월치 월급을 지급하던 퇴직금을 18~31개월치로 줄였고, 신한은행은 9~36개월치 월급에서 7~31개월치로 축소했다. 하나·우리도 최대 5개월치 월급에 달하는 퇴직금을 낮췄다.

당장 퇴직자 수가 줄면서 은행의 신규 채용 여력이 약화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퇴직자 숫자를 고려해 인력 조정과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

실제 5대 은행의 지난해 한 해 동안 희망 퇴직자 수는 2513명으로, 이는 지난해 5대 은행에 입사한 신규 직원 숫자 2523명과 비슷한 규모다.

은행권 점포 숫자가 줄고 있는 것도 신규채용에 악영향을 미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은행의 국내 점포(지점·출장소)는 지난해 3분기 기준 3931곳으로 2년 사이 333곳이 줄어드는 등 통폐합이 이뤄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점포 숫자와 희망 퇴직자가 줄어든 마당에 신규 인력만 늘어날 수는 없다"며 "다만 실제 채용은 부서별 인력 상황과 최근 사회적 책임 요구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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