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을 지금 산다고? 나는 팔로알토 전환사채에 투자해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 2024.02.01 13:57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계속된다. 대형 기술주가 주목받은 덕분이다. 그간 소외됐던 중소형주의 반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안정성과 주가 상승 차익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전환사채(CB) 투자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1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1월) 미국 CB 발행 건수는 5건, 총 규모는 14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은행의 대출 규제 강화, 회사채 조달비용 상승으로 기업들이 전환사채를 활용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CB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회사채를 뜻한다. 정해진 이자를 받다가 약정 기간이 되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청구권이 있는 게 CB의 특징이다. 이에 금리와 발행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따라 투자 성과가 결정된다.

지난달 미국 CB 투자 성과는 저조했다. 금리 상승과 CB 발행 기업들의 낙폭이 크게 나타나서다. 미국 CB지수 기준으로 지난해 11, 12월 수익률이 각각 5.3%, 5.9%를 기록했으나 올들어 -1.2%를 나타냈다.

하지만 CB가 발행 시점의 표면금리를 정기적으로 받고 원금을 보장해준다는 특성에 주식 투자 성과보단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미국 소형주를 모아둔 러셀2000 지수는 올들어 2.4% 하락했다.

이달부터 CB 투자의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시장 곳곳에서 나온다. 현재까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일부 대형 기술주 위주의 상승 랠리가 계속됐지만 향후 쏠림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예측돼서다. 쿠폰 금리도 2021년 0.9%였던 반면 지난해 3.1%까지 상승했다.

2020년 초저금리 상황에서 제로쿠폰(0% 금리) CB의 경우 만기까지 주식 전환이 되지 않더라도 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 창출과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인 우버가 2020년 0% 금리로 발행했던 CB 가격은 그간 90을 하회했지만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100을 웃돌고 있다.


향후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따른 이익 개선세가 CB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어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주가 상승에 따른 CB의 주식 전환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B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주가 상승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 전략은 유효하다"며 "추가 시장금리 상승은 제한적이나 과거보다 높아진 CB 발행 금리 수준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CB에 직접 투자하는 건 쉽지 않다. 이에 미국 CB를 담은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CWB, ICVT ETF가 대표적이다.

CWB ETF는 블룸버그 US CB 지수를 추종하며 지난달 29일 기준 총 자산은 36억6000만달러다. 발행금액 3억5000만달러 이상, 잔존금액 2억5000만달러 이상의 미국 CB에 투자한다. 팔로알토 네트웍스(3.01%) CB 비중이 가장 높고 웰스파고(2.16%) 전환 우선주, 뱅크오브아메리카(1.71%) 전환우선주가 뒤를 잇는다.

ICVT ETF는 블룸버그 US 2억5000만달러 CB 지수를 벤치마크로 한다. 지난달 29일 기준 총 자산은 15억6000만달러로 잔존금액 2억5000만달러 이상의 미국 CB에 투자한다. 평균 금리와 만기는 각각 1.89%, 2.85년이다. 팔로알토 네트웍스,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 몽고DB, 포드 순으로 투자 비중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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