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전망 말 아끼던 삼성 "올해는 좋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24.02.01 05:30
삼성전자가 1분기 메모리 사업의 흑자 전환을 예고했다. 평소 실적 전망에 보수적인 자세를 보여왔던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입을 열었다. 지난 4분기 D램 흑자전환에 이어 낸드까지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올해 실적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감지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31일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D램이 흑자전환했다"며 "1분기 메모리 사업도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응용처 전반에 걸쳐 재고비축 수요가 발생하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도 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시장 수요 급감으로 제품가격이 추락하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부터 감산 전략을 통해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고, 수익성 유지를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전략으로 선회했다. 어려운 시간이 계속됐고, 적자가 차곡차곡 쌓였지만 4분기 들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반등 기미를 보이면서 상황이 나아졌다. 고객사 재고가 정상화되는 가운데 PC 및 모바일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하고 생성형 AI 서버 수요가 증가하면서 메모리 시장은 전반적인 수요 회복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시장의 수요와 재고수준에 집중했고, 이는 삼성전자의 재고 수준 개선 및 ASP(평균판매가격) 상승 확대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당분간 감산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러나 시장 상황을 살펴 유연하게 조정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공격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약점도 보완했다. 최근 AI반도체로 각광받는 HBM(초대역폭메모리) 시장 1위는 SK하이닉스다. '후발주자' 삼성전자는 따라잡기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HBM의 판매는 매 분기 기록을 경신하며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4분기 HBM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4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5배 증가했다"며 "주요 GPU(그래픽처리장치) 업체들을 고객 풀에 추가하며 판매를 확대했다"고 공개했다. 이어 "HBM3와 HBM3E를 포함한 선단제품 비중은 지속 증가해 24년 상반기 중에는 판매 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90%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차세대 제품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HBM3E은 8단 샘플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 양산에 나설 것"이라며 "그 다음 세대 제품인 HBM4는 2025년 샘플링, 2026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고객 맞춤형인 커스텀 HBM제품도 함께 개발 중이다. IT(정보기술) 업황에 올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긍정적이다. 메모리는 PC 및 모바일 수요 회복세가 지속되고,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서버 및 스토리지 수요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4분기 총 2조4500억원을 지급하는 기말배당(보통주 1주당 361원, 우선주 1주당 362원)을 결의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기말배당을 포함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총 29조 4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환원하고, 매년 9조 8000억원을 배당하는 '3개년 주주환원정책'을 운영해 왔는데, 이번 기말배당을 마지막으로 3개년 정책은 종료된다. 삼성전자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기존과 동일한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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