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두고 줄기차게 미사일 쏘는 북한…김정은 무엇을 원하나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 2024.01.31 15:29

[the300] 한미 선거에 영향주고, 핵보유국 지위 승인 목표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현지시각) 신형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SLCM)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고 29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4.01.29. *재판매 및 DB 금지

북한이 일주일 사이 3차례 순항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목적이 한미 선거에 영향을 주고 궁극적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얻는 데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위해 한반도 위기감을 의도적으로 고조시킬 뿐 아니라 실제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31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29일 '북한의 대남정책 전환 의도 분석: 인도-파키스탄 사례 참조'라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대남정책 전환과 호전적 언사에 대한 효과를 증대하기 위해서라도 실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수석은 "북한의 대남정책 전환 의도는 핵무기 대상을 미국에서 한국으로 확대하고 한국을 주요 공격대상으로 규정함으로써 핵무기 사용의 개연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남북관계를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정의한 만큼 남북 간 크고 작은 충돌은 언제든 전면전이나 핵전쟁으로 확전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인도-파키스탄 사례처럼 미국 등 강대국들이 중재 개입해 핵전쟁 위기 감소를 위한 협상이 개시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협상은 비핵화 협상보단 사실상 핵군축 협상의 성격을 내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북러 밀착관계를 고려할 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과 밀착을 과시하며 동북아·한반도 분쟁의 선의의 중재자인 양 개입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며 "만약 러시아가 북한의 핵전쟁 위협과 도발을 주저앉히는 조건으로 북한과 원자력 협력이라도 추진한다면 핵보유국 지위 승인이라는 북한의 큰 그림이 현실화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지난 29일 발표한 '북한의 대남정책 전환 의도 분석: 인도-파키스탄 사례 참조'라는 보고서. / 사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 수석이 북한을 분석하며 참고한 '인도-파키스탄' 사례는 접경국 간 적대적 관계로 인해 결국 '핵 보유국 지위'를 승인받은 사례다. 인도는 1964년 중국 핵실험, 파키스탄은 1974년 인도 핵실험에 자극을 받아 핵개발을 시작했다. 핵개발 이후 인도-파키스탄 간 핵전쟁 가능성이 고조되자 미국 등 강대국이 중재에 나섰고 협상 끝에 '핵개발 제재'를 해제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15일 시정연설에서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을 비롯한 그 어떤 경계선도 허용될 수 없다"면서 "대한민국이 우리의 영토·영공·영해를 0.001㎜라도 침범한다면 그것은 곧 전쟁도발로 간주될 것"이라고 도발했다. 또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하겠다고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김 수석은 북한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더라도 단호하면서도 절제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한미 간 정책 불일치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집권 시 돌발적이고 유화적인 대북정책을 채택할 수 있어 트럼프 캠프에 대한 접근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러시아가 향후 푸틴 방북 등 계기로 한반도 문제 개입 가능성이 있어 사전 경고가 필요하고, 중러북 연대에서 중국을 이격시키는 데 외교력 집중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반도 핵전쟁 위기론이 국제적으로 과도하게 확산되지 않도록 정책공공외교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한편, 북한이 최근 연이어 도발을 감행한 순항미사일은 UN(국제연합) 결의 위반은 아니다. UN 결의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발사를 금지하지만 순항미사일은 자위권 차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의 노림수는 단기적으론 군사적 긴장감과 피로감을 누적시켜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분열시키고, 장기적으로 '핵 보유국 지위'를 얻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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