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만 먹으면 '벅벅'…우리 아이 식품 알레르기, 언제 사라지나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 2024.01.31 09:50

[박정렬의 신의료인]


어릴 때 겪은 식품 알레르기가 성장하면서 자연히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국내 연구진이 소아 알레르기에 관한 연구 논문 수십 편을 리뷰한 결과, 특히 계란과 우유 등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 사라질 가능성이 높고 견과류·해산물 알레르기는 성인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정경욱·이수영 교수는 31일 최근 20년간 소아 식품알레르기의 자연 경과를 다룬 70여건 이상의 논문을 리뷰해 결과를 지난달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지'(Clinical and Experimental Pediatrics)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소아 식품 알레르기·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 쇼크)의 유병률은 증가하는 추세다. 국가별 IgE 매개 식품 알레르기의 유병률은 호주 영유아에서 10%, 미국 소아에서 7.6%, 한국 영유아에서 5.3% 등으로 보고된다.

앞서 아주대병원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식품알레르기의 주요 원인 식품은 계란에 이어 우유, 밀, 호두, 땅콩 순이었다. 성인 식품알레르기의 주요 원인 식품 1~5위는 갑각류, 밀, 생선, 돼지고기, 어패류 등이 꼽혔다.


이번 연구에서 자연 경과를 분석한 결과 계란·우유·밀·대두에 의한 알레르기는 학동기(만 7세~12세) 전, 즉 초등학교 입학 전 호전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땅콩·견과류·해산물 등에 의한 알레르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더 높았다.


구체적으로 계란 알레르기의 경우 만 3세까지 30%, 5세까지 59%, 6세까지 73%가 좋아지거나 소실됐다(일본)는 보고가 있다. 우유 알레르기는 만 4세까지 19%, 8세까지 42%, 12세까지 64% 그리고 16세까지 79%가 호전됐으며(미국), 밀 알레르기는 만 5세까지 45.7%, 9세까지 69%가(태국), 땅콩 알레르기는 만 6세까지 29% 호전됐다(호주)는 보고가 있다.

식품알레르기의 자연 경과는 원인 식품이나 개인의 특성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연구팀은 △섭취 시 증상 중증도 △진단 연령 △동반 알레르기 질환과 가족력 △피부반응검사 결과 △식품 특이 IgE 결과값 △성분 항원 감작 패턴 △장내 미생물(마이크로 비 옴) △중재적 치료 여부가 자연 경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수영 교수는 "식품에 의한 알레르기나 아나필락시스는 비교적 흔히 볼 수 있지만, 일부 자칫 생명을 잃을 정도로 위험할 수 있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번 연구가 소아 식품알레르기, 특히 자연 경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경욱 교수는 "IgE 매개 식품알레르기 경구면역 치료 일부가 최근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으면서 소아 식품알레르기의 자연 경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임상에서 식품알레르기의 자연 경과, 즉 호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전문의의 정기적인 진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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