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줄서기 하는 의원'이 민의 대변할까

머니투데이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 2024.02.01 02:05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4월10일 총선을 70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찐명(진짜 친이재명) 마케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친명계가 '이재명 호위무사'와 '비명계 토벌대'를 자처하며 공천을 받기 위한 '찐명 마케팅'을 노골화하는 데 대한 반감이다.

오로지 이 대표 지키기로만 접근하다 보니 비명계를 향한 혐오와 공격의 수준이 도저히 같은 당의 동료라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비명계 지역구에서 비명계를 몰아내고 같은 친명계에서 위계서열의 도구로 사용되는 '찐명 마케팅'은 중도확장을 막아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경기 광명을 출마 기자회견에서 "저는 이재명 대표와 정치적 생사고락을 함께했다. 이 대표와 함께 윤석열정권의 모든 퇴행을 제거하는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찐명'임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 지역 현역인 양기대 의원을 향해 "국민의힘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정치인"이라며 "당대표 체포동의안에 왜 가결표를 던졌느냐"고 공격했다.

이수진 의원(비례)도 비명계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재명 대표의 심장을 뺏길 수 없다"며 '찐명'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윤 의원을 겨냥해 "지금 성남중원에 나오겠다는 후보는 민주당의 기본 정체성조차 없는 사람"이라고 직격했다.

동료의원에 대한 혐오와 비방 및 적대감을 드러내는 '찐명 마케팅'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해 11월 이병훈 의원 지역구(광주 동남을)에서 열린 특강에 참석해 "이 대표 체포동의안 의총 때 이병훈 의원이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뭉치고 부결표를 던지자'고 했다. 이 의원은 '수박'(비명계를 뜻하는 은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찐명'을 자처하는 '퇴진과혁신'은 출범포스터에 '반드시 당선시켜야 할 이재명 직계 18인'이라고 썼다. 이 18인 중에는 부적절한 성희롱 발언과 보복운전 논란으로 부적격 판정을 받은 현근택 변호사와 이경 전 부대변인이 있다. 그리고 '찐명'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 대표 피습 이후 '이재명 대표 회복기원 및 총선승리 촉구 100만 서명운동'을 알리는 포스터에 예비후보자 63인의 이름을 올렸다.

이런 '찐명 마케팅'은 이 대표에게 충성과 줄서기로 공천받아 의원배지를 달겠다는 발상으로 공천 민주화에 반하는 시대착오적인 구태정치를 상징한다. 이런 행태는 '이재명 사당화'와 '계파공천'을 현실화한다는 점에서 위험스럽다. '사당화' 비판을 받는 당대표를 추종하는 행태로 공천이 결정된다면 과연 민주정당의 공천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찐명팔이'로 공천받아 의원배지를 달면 이들이 과연 민의와 민생을 대변할 수 있을까. 의원 자율성이 낮기에 민의와 민생보다 온갖 특권을 취하면서 '이재명 사당화 및 방탄'에만 앞장설 것이 뻔하다. 계파 보스와 강성당원들에 의해 공천이 결정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보스에게 충성하고 민의를 배신하는 의원들의 줄서기 정치행태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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