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고 파킨슨병도 고칠까…비만 치료제 임상결과 임박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 2024.01.30 05:10
살 빼는 비만약이 치매·파킨슨병 환자의 희망이 될지 주목된다.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유사체를 활용해 알츠하이머 치매와 파킨슨병 환자를 치료하는 두 건의 임상시험이 올해 상반기 종료된다. GLP-1 계열 약물은 식욕과 혈당을 억제해 비만과 당뇨 치료에 사용되지만 체내 염증을 조절하는 효과도 있다. 이런 원리로 뇌 속의 염증을 완화해 치매와 파킨슨병 발병을 조절하는 약물이 개발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비만·당뇨병 약을 알츠하이머 치매·파킨슨병 환자에 투약하는 임상시험 2건이 올해 상반기 종료된다. 우선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자사의 비만·당뇨병약 '세마글루티드'를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 투약하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해당 임상시험은 77주간 세마글루티드를 24명 시험자에 투약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면역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한다. 세마글루티드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게 목적이다. 오는 5월 16일 1차 시험이 종료된다.

노보노디스크는 1840명 환자 대상의 대규모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세마글루티드를 투약해 위약과 비교한다. 약 3년 4개월간 진행되는 장기간 임상시험이며 내년 9월 1차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GLP-1 유사체를 파킨슨병 환자에 투약하는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영국 소재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은 GLP-1 유사체 '엑세나티드'의 파킨슨병 치료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2년에 걸쳐 엑세나티드를 파킨슨병 환자에게 주 1회 투약하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내달 24일 임상시험이 종료되고 곧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 란셋(LANCET)에 2017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엑세나티드는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 능력을 개선했다. 62명 시험자 중 32명이 엑세나티드를, 30명이 위약을 투약했다. 파킨슨병의 진행 상태를 알아보는 'MDS-UPDRS' 검사법으로 평가한 결과, 엑세나티드 투약군은 운동 능력이 좋아졌지만 위약군에선 악화됐다. 엑세나티드가 파킨슨병을 완화하거나 적어도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뜻이다.

이후 여러 제약사가 엑세나티드를 활용한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국내에선 디앤디파마텍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 'NLY01'이 엑세나티드에 장기 지속형 플랫폼을 적용한 치료제다. NYL01은 임상 2상에서 1차 지표를 충족시키지 못했다.최근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 속도를 늦추는 약이 개발됐지만 가격이 비싼 데다가 뇌출혈 부작용을 유발한다. 파킨슨병에는 아직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의료계는 GLP-1 유사체가 이미 비만·당뇨병약으로 많이 쓰이는 데다가 심각한 부작용 문제도 없기에 퇴행성 뇌 질환 치료의 희망으로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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