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 주식 성지' 레딧, IPO 앞두고 몸값 100억→48억달러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4.01.29 12:07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던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고심이 깊어가는 모양새다. 100억달러(약 13조4000억원)를 웃돌던 기업가치가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탓이다. IPO 시장이 회복되지 않고 있고 기술업체에 대한 시장 열기도 코로나19 기간에 비하면 식어 있다.

/로이터=뉴스1
블룸버그통신은 28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레딧이 IPO 관련한 투자자들과의 초기 회의에서 최소 5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얻고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레딧은 오는 3월 중 IPO에 나설 전망이며, 이를 통해 전체 지분의 약 10%를 매각할 예정이다.

레딧의 몸값은 3년 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2005년 서비스를 시작한 레딧은 2021년 '밈 주식'(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 열풍을 이끌면서 잘나가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떠올랐다. 일부 헤지펀드의 '게임스톱' 주식 공매도에 반발해 집단 매수에 나서는 결집지 역할을 했고, 일일 활성 사용자 수는 5000만명을 넘어섰다. 같은 해 자금조달 과정에서 10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위한 등록명세서 초안을 제출했다. 당시 주요 외신은 IPO 후 레딧의 기업가치가 15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고강도 긴축에 나서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레딧은 IPO 계획을 연기했다.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자본시장 유동성은 빠르게 감소했고 투자 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IPO 시장이 얼어붙자 레딧의 기업가치도 급격히 낮아졌다. 개인들이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원하는 레인메이커 증권에 따르면 현재 레딧의 기업가치는 45억~48억달러(약 6조~6조4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는 레딧의 기업가치 하락은 2021년 정점을 찍었던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 붐이 후퇴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거대 기술 기업들은 대규모 정리해고를 시작했고, 상장한 기업들은 비공개 자금 조달 당시보다 낮은 가치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의 최대 식료품 배송 업체 인스타카트의 경우 2021년 390억달러 가치로 평가됐지만, 지난해 9월 상장 당시 기업가치는 99억달러였고 지난 26일 기준 시가총액은 71억달러로 더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레딧의 최종적인 기업가치는 IPO 시장의 회복세에 달려있다"며 "IPO에 대한 심의는 진행 중이며, 기업가치 평가 목표액과 상장 시점 등 세부 사항은 변경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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