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이는 골든리트리버 믹스견, 대형견이다. 개들한테 물려본 적은 있어도, 누구도 물어본 적 없는 '순둥이'다. 그러나 크단 이유만으로 "왜 입마개를 안 했느냐", "왜 산에 오느냐" 등 온갖 소릴 다 들어왔다.
현행법상 반려견은 국립공원에 입장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반려인구가 늘고 민원도 많아지며 바뀔 가능성이 생겼다.
이에 국립공원공단은 지난해 연말부터 '반려견 동행'이란 이름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북한산과 계룡산, 가야산 국립공원에서 반려견을 데려갈 수 있게 됐다. 북한산에선 산책을, 계룡산과 가야산에선 함께 숙박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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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견만 가능, '체고 40㎝ 이상 입장 불가' 중·대형견 배제…차별 논란━
국립공원공단서 '반려견 동행' 시범 사업을 한다고 해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금강이는 갈 수 없게 돼 있었다.
맹견과 더불어, '체고 40㎝ 이상 중대형견은 입장 불가'라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금강이는 대형견이라 입장 불가였다.
이어 "개가 크면 무조건 사고 위험성이 높은 거냐. 그럼 덩치가 큰 사람은 무조건 사고칠 확률이 높냐"며 "시범 사업이 끝나고 상시 운영시에도 같은 제한을 둘까봐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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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공단 "국민 설문조사 등 수렴 과정에서 중, 대형견 배제"…전문가 "개의 성격은 크기와 무관"━
공단 환경관리부 담당자는 "시범사업 운영 과정에서 중, 대형견 동반 입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겠다"며 "일반 탐방객들의 국립공원 탐방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충분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씨는 '청원 24'에 '국립공원 반려동물 동반 시범 사업에 중대형견과 반려인도 참여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청원 글을 추가로 올렸다.
전문가들은 공격성과 크기가 무관하다고 조언했다. 동물행동심리전문가 한준우 딩고코리아 대표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무는 개 1위는 소형견"이라고 했고, 이규상 트레이너도 "개의 성격은 크기가 아닌 기질과 양육으로 결정된다"고 했다.
설채현 놀로 행동클리닉 수의사도 저서 '그 개는 정말 좋아서 꼬리를 흔들었을까'에서 "반려견이 사람을 물지, 그러지 않을지 좌우하는 건 몸체 크기가 아니다"라며 사회화 교육, 보호자가 트레이닝 방법 등을 아는지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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