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환(環)태평양 지진대, 일명 '불의 고리'에 속한다. 일본의 대규모 지진은 동부해안에서 많이 발생했다. 그러나 2024년 1월1일 지진은 일본 서부지역인 노토반도에서 생겼다. 규모 7.6의 강진이었다. 이시카와현에서만 건물 3만7000여채가 무너졌다. 28일 새벽에도 도쿄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은 지진이 정말 자주 일어난다. 그래서 일본은 건축물의 내진설계를 우리보다 훨씬 먼저 시작했다.
일본의 내진설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도쿄타워다. 높이 333m, 방송용 송신탑인 도쿄타워는 50년 넘게 도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다. 지금은 2012년 건립된 높이 634m의 '도쿄 스카이트리'가 가장 높다. 하지만 여전히 인기가 높다.
도쿄타워를 설계한 사람은 나이토 다추다. 그는 별명이 '타워의 아버지'다. 일본건축학회장도 지냈다.
나이토 다추는 1886년 6월12일 일본 나카코마의 사카키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는 고교졸업 후 도쿄제국대학에서 조선공학 공부를 시작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지 1년쯤 지났을 때였다. 그러나 러일전쟁(1904~1905년) 이후 일본 선박산업이 크게 위축돼 '전통건축'으로 바꿨다. 그의 대학논문 제목은 '내진골조 건축이론'이었다. 그는 1912년 와세다대학의 구조공학 교수가 됐고 전 세계를 여행하며 지진에 관한 건축설계를 연구했다. 그러나 뚜렷한 아이디어를 찾지 못했다.
나이토는 1917~18년 미국 유학 중 '대륙횡단 열차'로 미국 횡단여행을 했다. 그는 책과 서류를 많이 담으려고 트렁크 안의 칸막이를 빼버렸다. 그런데 기차가 급정거하면서 트렁크와 짐이 선반에서 우르르 쾅하며 한쪽으로 쏠렸다. 그때 그 가방이 완전히 부서졌다. 그러나 칸막이를 그대로 둔 두 번째 트렁크는 멀쩡했다. 증기선을 타고 여행할 때도 파도 때문에 가방이 객실 내에서 이리저리 휩쓸렸지만 칸막이가 있던 가방은 망가지지 않았다.
이 경험에서 나이토는 '칸막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철골강화 콘크리트건물에 지진방지 전단벽(내진벽)을 설치하는 아이디어. 이것들을 빔, 기둥 및 바닥과 연결했더니 강력한 지진횡력에서도 함께 고정돼 견고한 구조가 됐다. 나이토는 1923년 가부키극장, 지트구교빌딩 및 30m 높이의 일본 산업은행 본점 설계에 이 방식을 적용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