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0년 만에 억대연봉 '감격', 2차례 토미존→2년차 징크스 딛고 3년 만에 450% '수직상승'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 2024.01.27 20:06
류진욱. /사진=NC 다이노스
류진욱. /사진=NC 다이노스
우여곡절 많았던 프로 생활 10년 만에 처음으로 억대 연봉자가 됐다. 지난해 NC 다이노스 불펜 3대장의 일원이었던 류진욱(28)이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NC는 지난 25일 "2024년 신인 및 FA(프리에이전트) 선수를 제외한 총 69명의 재계약 대상 선수와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시즌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가을 돌풍을 일으키며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던 NC는 서호철(4500만 원→1억 2000만 원, 167% 인상), 김주원(9000만 원→1억 6000만 원, 78% 인상), 김영규(1억 4000만 원→2억 2500만 원, 61% 인상) 등 젊은 선수들의 연봉이 대거 올랐다.

전체 최고 인상률이 서호철이라면, 전체 상승액과 투수 연봉인상률 1위가 바로 류진욱이었다. 지난해 75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던 그는 올해 무려 9000만 원이나 오른 1억 6500만 원을 받게 됐다. 2023시즌 대비 120% 많은 금액이다. 류진욱과 서호철, 김주원을 포함해 김시훈(1억 1000만원), 하준영(1억 1000만원) 등 5명이 생애 첫 1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게 됐다.

류진욱. /사진=NC 다이노스
지난 시즌 류진욱의 활약상과 팀 공헌도를 생각하면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수치다. 2023년 류진욱은 70경기에 등판해 1승 4패 22홀드 평균자책점 2.15를 기록했다. 67이닝을 던지며 62탈삼진 32볼넷 41피안타(피안타율 0.180),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09를 기록했다. 그가 기록한 22개의 홀드는 리그 전체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류진욱은 4월 말 오른팔 이두근 피로 증세로 인해 20일간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던 것을 제외하면 개막전부터 마지막 날까지 시즌 내내 1군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다. 3실점 경기가 2차례 있었던 9월(평균자책점 4.76)을 제외하면 월간 평균자책점이 3점대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부터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6경기 연속 등판하며 NC의 가을야구 6연승을 도왔다.

류진욱. /사진=NC 다이노스
시즌 전부터 체중을 늘리면서 볼에 힘이 붙었고, 이것이 시즌 내내 좋은 구위를 보여준 밑천이 됐다. 류진욱은 "예전에는 공 몇 개만 던지면 스테미너가 모자란 부분이 있었는데, 올해(2023년)는 그런 게 많이 줄어들었다"고 자평했다. 또한 스프링캠프부터 포크볼 그립을 바꿔 던진 것도 주효했다.

좌완 김영규(24), 마무리 이용찬(35)과 함께 NC의 허리와 뒷문을 지켜준 류진욱에 대해 사령탑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시즌 후 스타뉴스와 만난 강인권(52) NC 감독은 "(류)진욱이가 올해 너무 잘 던져줬다. 진욱이가 없었으면 정말 어려운 시즌이 됐을 거다. 역할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다소 기복이 있던 몇몇 선수를 대신해 안정감을 보여준 점을 높게 산 것이다.


부산고 시절의 류진욱.
류진욱의 프로 생활은 가시밭길로 시작했다. 2015년 입단 후 1군 데뷔가 2020년인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부산고 졸업 후 입단 당시만 해도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에 지명을 받았고, 계약금도 1억 원을 받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유영준 당시 스카우트팀장(전 NC 단장)은 지명 직후 구단 공식 유튜브를 통해 "좋은 신체 조건과 부드러운 투구폼, 안정적인 밸런스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첫 해 2군에서 21경기를 던진 후 류진욱은 2019년까지 실전 기록이 없었다. 두 차례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도 수행하면서 공백기가 길어졌다. 입단 동기 구창모(27)가 미래 선발 자원으로 주목받는 사이 그는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우여곡절을 거친 류진욱은 2020년 실전 마운드에 복귀했고, 팀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한 후 10월 27일 창원 삼성전에서 처음으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그해 류진욱은 3경기에 등판해 3이닝 4피안타 3탈삼진 1볼넷 평균자책점 6.00의 성적을 남겼다. 입단 후 2700만 원의 최저연봉만 받던 그는 300만 원 인상된 3000만 원의 연봉을 받게 됐다.

2020년 10월 27일 1군 데뷔전에 등판한 류진욱. /사진=NC 다이노스
이후 2021년 처음으로 개막전 1군 엔트리에 든 류진욱은 데뷔 첫 홀드(5월 30일 사직 롯데전), 첫 세이브(8월 27일 창원 두산전), 첫 승(9월 5일 창원 롯데전)을 연거푸 거두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9월 이후로는 필승조로 승격하면서 완벽한 시즌 마무리를 거뒀다. 그는 2021시즌 44경기에 나와 1승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2.08이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이에 연봉도 150% 인상된 7500만 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2022년에는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전반기 27⅔이닝 동안 26사사구를 기록하는 등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나마 후반기 20경기에서는 2승 3홀드 평균자책점 2.89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한해였다. 류진욱은 "2년 차 징크스라는 말에 더 신경쓰려고 훈련 강도도 높였다. 그랬더니 막상 경기 때 피로하면서 악순환이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NC 류진욱이 2023 일구상 시상식에서 의지노력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절치부심 끝에 류진욱은 다시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증명해냈다. 이에 시즌 후 한국 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의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는 의지노력상을 수상했다. 일구회는 "2015년에 입단해 2차례 팔꿈치 수술을 받는 어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재기에 힘써 22홀드를 올리며 젊은 '믿을맨'으로 우뚝 섰다"고 시상 이유를 밝혔다.

2021년까지 최저에 가까운 연봉을 받았던 류진욱은 꾸준히 발전하며 3년 만에 무려 450%의 연봉 상승을 이뤄냈고, 10년 만에 억대 연봉자가 됐다. 다음 시즌에도 류진욱의 상승세 행보가 계속 이어질 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류진욱. /사진=NC 다이노스

베스트 클릭

  1. 1 '보물이 와르르' 서울 한복판서 감탄…400살 건물 뜯어보니[르포]
  2. 2 '공황 탓 뺑소니' 김호중…두달전 "야한 생각으로 공황장애 극복"
  3. 3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4. 4 이 순대 한접시에 1만원?…두번은 찾지 않을 여행지 '한국' [남기자의 체헐리즘]
  5. 5 생활고 호소하던 김호중… 트롯 전향 4년만 '3억대 벤틀리' 뺑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