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제 (사)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회장 인터뷰> K-아트의 중심엔 '공연프로듀서'라는 숨은 주역들이 있다!

머니투데이 로피시엘=박영복 기자 | 2024.01.26 10:31

장기적 플랜의 국가적 차원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절실한 시기
예술의 질적 향상 및 발전, 공연기획자의 제반 권익보호위한 저작권 적용돼야
국내에서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세계 최고 프로듀서 '캐머런 매킨토시' 같은 스타 프로듀서 탄생 기대

편집자주 | 캣츠, 미스 사이공,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등의 뮤지컬들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뮤지컬로 손꼽히고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 최고의 프로듀서 <캐머런 매킨토시>가 만든 '오페라의 유령'의 경우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장 기간 공연했던 뮤지컬로 알려져 있다. 관객은 공연을 보며 감동하고 박수갈채와 함께 찬사를 보낸다. 이러한 공연의 숨은 주역이 있다. 공연프로듀서, 이들은 작품 기획/제작을 총괄하는 사람으로 작품 결정과 재정적 기반을 책임지며, 작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온 힘을 다 바친다. 우리나라에서는 약간 생소할수 있지만 해외 문화계에서는 존중과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지위에 있으며, 인정받고 있다. 김용제 (사)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제8대 회장을 만나 공연프로듀서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다.

김용제 (사)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회장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를 간단히 설명부탁드린다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는 공연(연극, 뮤지컬 등)의 예술의 질적 향상 및 발전에 기여하며, 기획 제작 과정의 기반 형성 및 종사자들의 제반 권익을 보호하고 회원들간의 교류를 통해 공연기획 제작의 더 나은 여건 조성과 활성화 목적으로 2004년 설립되었다.

현재 250명 정도의 공연 프로듀서들이 모여 활동하는 단체로, 다양한 공연 예술분야에서 함께 소통하고 다방면으로 지원받는 단체이기도 하다.

거의 모든 협회가 실연자 위주 구성이 현실이다. 대략 실연자 70% + 스텝 20% + 제작사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극협회/뮤지컬협회/무용협회/국악협회 등 장르를 불문하고 프로듀서라는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모인 협회는 국내에서는 유일하다고 본다.

초대 협회장에는 신시컴퍼니 예술감독이신 박명성 대표가 역임했고, 2대와 3대 회장에는 정현욱(전 극단 사다리 대표), 4대 신춘수(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이사), 5대 손상원(전 이다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6대 정인석(아이엠컬쳐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는 제가 회장직을 맡고 있다

-본인 소개를 하자면
저는 과거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일해왔다.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기업문화에 조금씩 지쳐갔다. 그러던중 2001년 대학친구의 권유로 우연한 기회에 PMC프로덕션에 입사 하게 되었다.

당시 난타 전용관이 오픈하며 회사 차원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했던 시점이었다. 저는 그 당시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이후 PMC프로덕션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문위원을 거쳐 2020년부터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회장(7-8대 회장)을 연임하고 있다.

/사진제공=(사)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협회는 어떤 일을 하는지
국내에서 진행되는 공연의 기획과 제작 여건 개선을 위한 제반 자료 수집 연구 및 정책제안과 함께 저작권을 포함한 쟁의 등 공연 관련 분쟁에 대한 조정 및 중재를 맡고 있다.

아울러 공연장과 회원간의 유기적 업무 및 국내, 외 교류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Performing Arts Market 개최 및 운영, 국제 문화 교류 및 협조, 회원의 각종 복지사업 및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공연 프로듀서란?
작품의 기획/제작을 총괄하는 사람을 지칭하며 작품 결정과 재정적 기반을 책임지며, 작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모든 제작 관련자들과 협업하고, 공연기획, 제작, 마케팅에 대한 총체적인 업무를 진행한다.

/사진제공=(사)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방송과 공연 프로듀서 차이점이 있다면?
방송의 프로듀서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공연 프로듀서는 공연의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한 여러 가지의 네트워킹 환경 즉,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크리에이티브(창작자)가 필요하며, 모든 총괄을 한다고 보면 된다.

공연에 따라 어떤 역할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가 중요한데 그런 경험치가 첫 번째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공연제작을 위한 투자자금의 확보가 중요하다. 그다음으로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과 노력,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많아 공연을 만들기에 진입장벽이 높다.

미국의 경우 프로듀서는 절대 자기 자본으로 공연을 제작하지 않는다. 투자사와 크리에에터의 역할이 구분되어 있고, 정확하게 그 역할에 따른 업무 분장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제공=(사)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코로나 전후, 공연계에 어려움이 많았을텐데?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는 공연계에 심상찮은 내홍을 남기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예정된 많은 공연이 취소되기도 하고, 좌석 띄어 앉기 등 상황에 따른 제약들로 인해 그나마 공연을 올린 제작사들은 제작비와 대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나마 은행 대출과 영상화 사업, 인력지원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사업 등으로 겨우 버텨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대학로에 150개 이상의 공연장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비지니스 모델로 돈을 벌 수 있는 300석 이상의 중대형공연장은 현저히 부족해 공연을 계속 이어하며 부채를 해결하는.. 돌려막기식 순환이 되기 일쑤였다.

현재는 코로나 상황보다는 조금 나아졌다고 하지만, 역시 돌려막기식 순환은 현재 진행중인 상황이다.


-현재, 공연 시장의 마중물이 되었던 부분이 있었다면
해외 라이센스 뮤지컬이 흔하지 않던 2001년 LG아트센터에서 초연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7개월의 공연 기간 24만 명을 동원하며 우리나라에서 뮤지컬 장르가 산업으로 발전하는 초석을 마련했다.

이후 한국공연시장은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비약적인 성공을 이뤘고, 세계에서 손가락에 꼽힐 정도의 시장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사진제공=(사)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협회에서 '더 프로듀서' 책자를 발간한 이유가 있다는데?
콘텐츠가 가진 매력 때문에 공연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매년 공연계에 밀려 들어온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다수가 실연자들과 스텝진들로 이루어진다.

이들이 무대에 서기엔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어느 순간 실연자들이 공연을 기획하고 스텝으로 참여해 공연을 제작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이를 통해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다. 물론 대학에서의 교과목을 통해 배울 수 있지만, 현장에서의 모든 것을 아우르기에는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협회는 이러한 부분들을 보완하고자 지난해 협회가 주축이 되어 '더 프로듀서'라는 책을 발간했다. 대학에서도 배울 수 없는 내용 등을 담아 공연예술에 종사하거나 관련 분야에 진입하고자 준비하고 있는 미래의 공연기획/제작자들에게 역량을 개발&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기획하게 되었다.

일예로 한국관광공사 홍보 영상에 참여한 국악 밴드 <이날치>와 <엠비규어스 댄스컴퍼니>처럼 준비된 기획자의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실연자의 조합은 인기장르인 뮤지컬 외에 다양한 장르에서 더 필요한 항목일 것이라 생각한다.

-공연프로듀서 자격시험이 있다는데?
공연 제작에 있어 공연 전체를 책임지며, 제작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운영하고 여러 기능을 조정, 통합하는 중심적 역할인 공연 프로듀서로서의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공연 프로듀서는 공연 작품의 기획, 제작, 유통을 총괄하는 전문가로, 시장환경분석을 통해 작품 개발(선정)과, 창작진, 스태프, 출연진 구성, 공연 컨셉에 맞는 홍보 마케팅 전략 및 예산 수립에 따른 재원 조성을 책임진다.

공연 프로듀서 자격은 현장 수요를 반영한 인재를 양성하고, 기업에는 실무 및 현장 지식을 갖춘 인재를 공급해 취업의 기회를 부여하고 평생교육을 통한 전문인력을 양성하여 사회에 이바지하고자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전문 공연제작사나 공공기관에 지원하는 미래의 공연기획자들에게 완성도 있는 전문지식을 전달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채용기관에서도 기본기를 갖춘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된 거 같아 조금이나마 위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용제 (사)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회장
-공연 프로듀서의 미래 지향성에 대해 설명하자면?
우리나라 공연은 대학로를 중심으로 창작 연극/뮤지컬 그리고 장르를 벗어난 융복합 공연들이 많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공연 프로듀서들의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국가적 시스템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장기적 플랜으로 6개월 정도의 국가적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의 선진 제작환경 또한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양성된 인력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나 기타 공공기관 지원을 통해 공연제작의 기회를 만들어 전문가 양성&디벨롭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을 지며 집중 교육한다면 공연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예로 지금의 한국영화산업은 초기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예비 영화인들에 대한 전문교육이 기반이 되어 전문가 양성&비약적인 성장 교두보가 되었다.

학교에서의 교육과 현장에서의 실무는 생각보다 간극이 크다. 앞서 언급한 국가적인 실질적 전문교육을 통해 간극에 대한 해소가 가능하고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세계 최고의 프로듀서 <캐머런 매킨토시>가 만든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장 기간 공연했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비롯해 캣츠, 미스 사이공, 레미제라블은 우리나라 이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뮤지컬로 손꼽히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스타 프로듀서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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