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욕심만 낼 수 없으니까" 원태인, 그래도 4.3억 받는다! 삼성, 연봉협상 완료... '첫 억대' 영건 트리어로 보는 라이온즈 미래

스타뉴스 안호근 기자 | 2024.01.25 15:09
원태인. /사진=삼성 라이온즈
"나 하나 욕심내면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 하니까..."

명실상부 삼성 라이온즈 선발 에이스이자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발 카드로 떠올랐음에도 원태인(24)은 자신의 욕심만을 부릴 수 없었다.

그럼에도 원태인은 역시나 삼성 최고의 국내 투수였다. 새 시즌 연봉으로 입증됐다. 삼성은 25일 "2024시즌 재계약 대상자(FA, 비FA다년계약, 외국인선수, 신인, 육성선수 제외)전원과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원태인은 지난해 3억 5000만원에서 22.9% 오른 4억 3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2019년 삼성 1차 지명 선수로 프로에 발을 디딘 원태인은 6번째 시즌을 맞아 재계약 대상자 중 단연 최고액에 도장을 찍었다.

원태인은 첫 시즌 4승, 2년차에 6승을 거두더니 2021년 비로소 삼성의 토종 에이스로 거듭났다. 그해 26경기에서 14승 7패 평균자책점(ERA) 3.06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2022년에도 10승을 거둔 그는 2023년 또 한 번 도약하는 계기를 맞았다.

원태인. /사진=삼성 라이온즈
26경기에서 150이닝을 소화하며 7승 7패 ERA 3.24를 기록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으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는 물거품됐지만 선발 본연의 임무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7회로 커리어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열린 국가대항전에 개근했다. 시즌 개막 전인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시작으로 10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시즌 종료 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서 맹활약하며 정신없이 한 해를 보냈다.

큰 폭의 연봉 상승을 기대할 법도 했지만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이라는 장벽에 부딪혔다. 지난해 도입된 샐러리캡에서 삼성은 114억 2638만원 중 104억 4073만원을 지출했다. KT 위즈 클로저 김재윤(4년 58억원)까지 데려오며 여유가 더 줄었다.

최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원태인은 연봉 협상을 이미 마쳤다며 "신경 써주신 것 같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정확한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아쉽지 않았느냐는 평가에는 "잘 모르겠다. 내년에 잘하면 많이 주신다고 하셔서 올해 더 잘하려고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특히나 삼성은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이미 김재윤을 데려온 상황에서 임창민(2년 8억원), 김대우(2년 4억원)과 계약을 맺었고 프랜차이즈 스타 오승환과 계약만을 남기고 있었다. 협상이 거의 2개월 가까이 이어진 이유도 샐러리캡의 영향이 컸다. 오승환도 결국 2년 총액 22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훈련 후 인터뷰를 마치고 카메라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원태인. /사진=안호근 기자
이러한 상황은 연봉 협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원태인은 "아무래도 샐러리캡이 있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연봉 협상을 할 때 조금은 체감이 됐다"며 "구단도 많이 부담스러운 것 같고 나 하나 욕심내면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어서 그냥 도장을 찍었다"고 말했다.

약간의 아쉬운 부분은 올해 활약을 통해 다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마침 용의 띠를 맞았고 공교롭게도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라는 점은 원태인에게도 남다르게 느껴진다. "의미부여를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최근에서야 푸른 용의 해라는 걸 알게 됐다. 더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목표도 명확하다. "아무래도 10승을 다시 해야 될 것 같고 2점대 평균자책점도 한 번 좀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며 "퀄리티스타트를 작년에 커리어 하이인 17개를 했기 때문에 그걸 또 뛰어넘고 싶다. 이닝은 당연히 내가 많이 던져줘야 되는 게 당연하다. 퀄리티스타트를 많이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닝도 많아질 것이다. 10승, 2점대 평균자책점, 퀄리티스타트 커리어 하이까지 3개를 가장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원태인은 가을야구를 원한다. 이번 스토브리그를 통해 확실히 탄탄해진 투수진은 큰 힘이다. "불펜이 좋아져 선발 투수도 더 편하게 던질 수 있다. 야수들도 경기에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임하게 될 것이다. 그런 게 좋은 영향을 끼치다 보면 시즌 전체로 볼 때도 분명히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며 "이젠 우리를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이 어느 하나 없다고 생각을 한다. 우리가 분위기만 좋게 탄다면 충분히 가을야구에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원태인 외에도 젊은 선수들이 연봉협상에서 미소를 지었다. 삼성은 지난해 8위에 머물렀다. 2021년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인 팀이지만 2022년 7위에 이어 또 한 계단 내려섰다.

김현준.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재현. /사진=삼성 라이온즈
그럼에도 희망은 있었다. 젊은 선수들이 나란히 성장세를 그린 것. 원태인은 물론이고 3년 차 신예 외야수 김현준(22), 2년 차 내야수 이재현(21), 지난해 드디어 잠재력을 폭발한 외야수 김성윤(25)이 모두 커리어 처음으로 연봉 1억원을 돌파했다.

김현준은 종전 8000만원에서 75%, 6000만원 인상된 1억 4000만원에 사인을 했다.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했고 타율도 0.275를 기록했다. 1번 타자 역할을 맡아서는 타율 0.307 32타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삼성의 센터라인 걱정을 덜어주는 활약을 펼쳤다.


이재현은 이번 명단에서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 6000만원에서 133.3%, 8000만원으론 1억 4000만원.

2년 차 선수지만 박진만 감독이 시즌 초 스프링 캠프부터 "눈빛이 다르다"고 주목한 그는 무려 143경기에서 유격수 수비를 책임졌다. 타율은 0.249로 다소 아쉬웠으나 전반기(타율 0.227)에 비해 후반기(0.281)에 살아나며 타격에서도 가능성을 입증했다.

2017년 2차 4라운드 39순위로 입단한 뒤 기대감만 모았던 김성윤은 6시즌 만에 드디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부상과 아시안게임 출전 등으로 인해 101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타율 0.314 28타점 40득점 20도루를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758.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연봉 협상 결과에 대해 말을 아꼈던 김성윤은 지난해 4300만원에서 무려 132.6%, 5700만원 오른 1억원에 7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이 외에도 지난해 필승조로 맹활약한 우완 불펜투수 이승현(33)이 1억 2000만원에서 41.7%, 5000만원 인상된 1억 7000만원에, 이재익(30)이 5700만원에서 2500만원(43.9%) 오른 8200만원에 새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시즌 초 트레이드 된 뒤 꾸준한 활약을 펼친 내야수 류지혁(30)도 1억 5500만원에서 4500만원(29%) 인상된 2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이승현은 60경기에서 60이닝을 소화하며 4승 4패 14홀드 ERA 3.60을 기록했고 이재익은 51경기에서 41이닝 동안 1승 3패 11홀드 ERA 3.95의 성적을 써냈다. 내야수 류지혁은 132경기에서 타율 0.268 45타점 63득점 26도루로 준수한 활약을 보였다.

반면 쓴웃음을 지은 선수도 있었다. 2차 드래프트 1라운드로 많은 기대 속에 유니폼을 바꿔입은 좌투수 최성훈(35)은 지난해 LG 트윈스에서 , 마찬가지로 키움 히어로즈에서 2차 드래프트 3라운드로 삼성의 지명을 받은 내야수 전병우(32) 또한 8000만원에서 25% 삭감된 6000만원에 계약을 마무리했다.

선발 자원 최채흥(1억 5000만원)과 불펜 투수 최지광(1억 4000만원), 내야수 김지찬(1억 6000만원)은 기대 만큼의 활약을 보이며 동결된 금액에 2024시즌을 맞게 됐다.

화려한 스토브리그를 보낸 삼성은 가을야구 그 이상을 꿈꾼다. 이를 위해선 선수단의 동반 활약이 필수적이다. 앞서 이종열 단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연봉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며 "예산의 마지노선을 정해두고 그 안에서 움직여야 되기에 어려운 부분이 좀 많았다"면서도 "저도 처음 해봤는데 선수들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또 당연한 권리이지만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저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번 연봉협상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협상 결과 미소 지은 선수들이 대부분 저연봉 혹은 저연차 선수들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삼성이 가을야구에 진출한다면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 단장의 생각도 같았다. 그는 이런 바람을 나타냈다.

"내년에는 올해 성적이 좋아서 연봉을 많이 올려줬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2024시즌 삼성 라이온즈 연봉협상 결과표. /사진=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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