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은 잠시 안녕" 중국인들, 中주식 손절→日주식 사러 우르르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4.01.25 05:00

[자오자오 차이나]

편집자주 |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고 때로는 의존하는 관계가 수십세기 이어져 왔지만, 한국 투자자들에게 아직도 중국 시장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G2 국가로 성장한 기회의 땅. 중국에서 챙겨봐야 할 기업과 이슈를 머니투데이가 찾아드립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중국 투자자의 마음이 일본으로 향했다. 연초 대비 하락세인 자국 증시에서 눈을 떼고 일본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지수가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중국에 상장된 관련 ETF에는 한때 사상 최고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24일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일보다 0.8% 내린 3만6226.48에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225 지수는 지난 22일 장 중 3만6500선을 웃돌면서 1990년 2월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28.24% 오르면서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던 닛케이225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8.25% 올랐다.

일본 증시가 '잃어버린 30년'을 회복한 것과 달리 중화권 증시는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상하이종합지수는 3.7%, 선전종합지수는 6.97%, 홍콩항셍지수는 13.82% 내렸다. 지난 23일부터 중화권 증시는 정부의 부양책 소식에 소폭 반등했지만 올해 변동률은 여전히 연초 대비 마이너스(-) 수준이다.

중국의 투자금은 자국 증시에 상장된 일본 닛케이225 ETF에 몰리고 있다. 이달 중국 최대 자산운용사 화샤기금(華夏基金, ChinaAMC)가 운용하는 화샤 노무라 닛케이225 ETF는 투자 수요가 과열되면서 4거래일 연속으로 거래가 일시 정지됐다. 당시 화샤기금 측은 "유통시장 거래 가격이 ETF 기준가액을 훨씬 웃돌아 투자자의 상당한 손실이 우려된다"고 거래 중지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화샤 노무라 닛케이225 ETF에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 16일 유통시장 거래 가격과 ETF 기준가액의 차이가 장 중 25%까지 차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공상은행도 닛케이225를 추종하는 자사 ETF의 거래 가격과 기준가액의 차이가 벌어졌다면서 "유통시장 가격은 시장 수급 등의 영향을 받아서 기준가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에 상장된 일본 기초지수 추종 ETF에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거래 가격은 닛케이225와 괴리를 보였다. 이날 닛케이225 지수를 추종하는 이팡다 닛케이225 ETF(-4.79%), 화안 미츠비시 닛케이225 ETF(-1.69%), 중국 공상은행 다이와 닛케이225 ETF(-5.37%)는 프리미엄이 해소되면서 모두 닛케이225(-0.8%) 하락률을 훌쩍 웃도는 하락 폭을 보였다.

중국인들이 자국 증시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서 위험 회피 수단으로 해외지수 ETF를 이용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연초의 정책 기조가 중장기 저성장 우려를 가중시켰다"라며 "그 실망감에 해외 투자자의 자금이 예년과 달리 연초부터 유출됐고, 본토 자금도 본토 상장 해외지수 ETF 투자로 위험을 회피했다"라고 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일본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향한 투자 열기에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칭 화바오증권 연구원은 현지 매체에 "닛케이225 지수와 연계된 ETF의 프리미엄이 한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라며 "역사적으로 ETF 프리미엄은 오래 갈 수 없다. 2020년 이후 중국에 상장된 ETF의 거래 가격과 기준가액 차이가 15%를 넘은 경우는 47회이며, 15% 이상을 유지한 평균 일수는 1.7일에 불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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